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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존스톤 별장 재현, 꼬리를 무는 질문들

이승지 인천가톨릭대 환경디자인과 교수

2017년 12월 12일 00:05 화요일
존스톤 별장 복원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분명 예전에 동일한 문제로 논란이 되었고, 결국 복원 계획 철회로 마무리되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기억이 남아 있다고 정도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직장이 인천에 있지 않던 시기에는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자 또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존스톤 별장 복원이라는 행위의 본질보다는 근대건축물 복원에 대한 다양한 주체 간 논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귀결되는지 그 과정을 다소 흥미롭게 지켜보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계획의 철회는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계기 정도였음을 고백한다.

2017년이 마무리되어가는 현재 다시 존스톤 별장이 살아나려 하고 있고, 또 논쟁의 주체들은 바빠졌다. 이제 인천에 적을 두고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관찰자에서 벗어나 논쟁의 내용들을 이해해 보기로 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논란의 시작이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 건축물이 아닌 공원의 문제라는 것, 이념 문제까지 엮여 있다는 것, 그리고 전문가로서 첨언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미 그 문제점은 다수의 성명문, 언론 기사, 심지어 논문에 이르기까지 심도 있게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공공의 논리가 변하였다. 최근 '인천 개항창조도시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이 확정·고시되었다. 해당 계획에서 존스톤 별장은 더 이상 이전 계획에서의 '창조적 복원'이 아닌 '재현'의 대상으로 명기되어 있다. 사업 목표는 '도시 관광 활성화'이고, 세부 전략은 '지역 인재 및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활용한 지역 특화 자원 연계'이며, 단위사업 '역사문화 전시 공간 확충사업'의 일환의 세부사업으로 '근대건축물(존스톤 별장) 재현 사업'이 분류되어 있다.

몇 년 전 사업이 좌초되었을 때 부각되었던 역사성 논란을 인식하고 논리를 바꾼 것인가? 이제는 존스톤 별장을 역사문화를 전시할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서 관광콘텐츠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논란이 되었던 존스톤 별장의 역사적 가치와 건축적 가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관광 인프라로서의 가치만으로 원형 복원이 아닌 단순히 과거 모습의 재현을 통하여 도시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러한 논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생긴다.
건축물 자체를 재현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개항장으로서 역사성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지역에서 역사성을 포기할 수 있을까? 역사성을 포기한 채 자유공원의 엄중한 장소성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복원이 아닌 재현을 통하여 만들어진 가짜로 관광객들을 초대하는 것은 괜찮을까? 사람들의 삶이 자원이 되는 도시가 아닌 가짜로 채워진 테마파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가? 짝퉁 건물이 세워지고 오랜 기간 그 자리에 서 있으면서 형성되는 왜곡된 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괜찮겠는가? 안타까울 정도로 녹지공간이 부족한 원도심 중구에 그나마 주민들의 숨통이 되고 있는 자유공원의 녹지를 훼손하는 것은 괜찮겠는가? 열악한 도시 기반시설이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원도심에서 주민들을 위한 시설을 훼손하고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로 채우는 것이 괜찮겠는가?
인천에서는 여전히 현존하는 역사 문화 자원의 철거 문제가 또 다른 논란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역사 문화 자원의 무분별한 철거와 역사성이 없는 건축물의 재현 문제가 공존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요즘 표현으로 고구마 열 개를 먹은 듯이 답답하다. 저자가 못 찾았을 뿐이지, 존스톤 별장 재현 사업 계획을 세운 주체는 위의 문제들을 모두 고민하였고 그 대답을 가지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위의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대답이 없다면, 존스톤 별장 재현 사업은 타당성이 부족한 것이고, 다시 처음부터 시민, 공공,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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