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물류센터 공사장 사고 '3명 사망·4명 부상'
올 전국 8건 발생 '인명피해' … 안전불감증 지적
▲ 용인 물류센터 공사현장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인 10일 오후 용인시 기흥구 사건 발생 공사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관계자들이 사고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이 사고로 크레인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추락했으며 이중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도내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대형 참사(慘事)가 끊이지 않으면서 공사현장 노동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0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생한 전국 8건의 사고 중 절반이 경기·인천에서 발생했다. 노동자 8명이 숨지고 10명이 크게 다치면서 타워크레인이 각종 공사현장에서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용인, 남양주, 의정부 등 큰 인명피해를 낸 사고 모두 안전 불감증이 빚은 '판박이'로 밝혀지고 있다.

타워크레인 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 11월19일 청와대까지 나서 안전강화 대책을 논의했지만, 현장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은 청와대의 대책을 한 달만에 공염불로 만들었다.

국내 등록된 6074대 타워크레인에 대한 즉각적인 전수조사와 안전점검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낮 1시10분쯤 발생한 용인시 고매동 물류센터 신축공사현장 타워크레인(2012년 제작) 사고는 3명의 노동자 목숨을 앗아갔다. 또 크게 다친 4명 중 1명의 생명이 위독하다.

사고는 높이 90m, 40t 크레인이 63m에서 꺾여 부러지면서 발생했다.

용인 사고 역시 지난 10월 5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5명의 사상자를 낸 5월 남양주 사고와 마찬가지로 크레인 높이(1단 5.8m)를 올리는 '인상작업'(telescoping) 도중 발생했다.

경찰 등 합동조사 기관들은 용인 사고에서 인상작업 중 절대 움직여서는 안 되는, 팔 부분에 해당하는 'T'자 형 트롤리가 움직였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이날 현장검증을 하고 진술의 사실 여부와 함께 움직였다면 그 이유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 사고는 1991년 제작돼 27년 된 노후한 타워크레인이었고, 남양주 역시 2000년 제작돼 노후한데다 마스트의 무게(약 80t)를 지탱하는 부품인 기어(보조 폴)을 정품이 아닌 철공소에서 만든 부품을 쓴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기타워크레인지부 관계자는 "사용기한 제한과 함께 최저 입찰가 낙찰 방식을 없애고, 안전검사 등 공공기관이 직접 관리해야만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상황에서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 유감"이라며 "조사결과에 따라 현장에서 발견된 문제점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발표된 정부 종합대책에는 ▲제작 20년 넘은 타워크레인 사용 원칙적 금지 ▲10년 주기 정밀검사 의무화 ▲15년 이상은 2년마다 비파괴검사 의무화 등이 담겼다.

정부는 강화한 법령 개정 사항을 연내에 입법예고 하는 쪽으로 서두르고, 하위법령 개정은 내년 3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우·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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