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의 낚싯배 사고 실종자 2명이 죽어서 돌아왔다. 승선인원 22명 중 70% 가까이가 희생된 사고였다. 먼바다도 아니다. 엎어지면 코가 닿을 1.85㎞ 해상이다. 그러나 최종 밝혀진 구조 경위를 보면 사고 후 100여 분이 지난 뒤에서야 본격적인 인명구조가 시작됐다. '장비가 고장나서', '전용 부두가 없어서', '구조 준비를 하느라'… 해경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이번 사고에 희생된 사람들은 밀수꾼이나 범법자들이 아니다. 땀흘려 일한 시민들이 휴일을 맞아 모처럼 바다낚시의 손맛을 보러 가던 길이다. 새로 태어난 해경에 대해 의지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희생자들의 절반이 인천시민들이다.

인천시민들은 세월호에 떠밀려 해체된 해경의 부활에 가장 많은 성원을 보냈다. 해체 전까지 본청을 인천에 두고 40여년간을 시민들과 고락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런 인천시민들이 무안해지지 않도록 해경은 이제라도 정말 다시 태어나야 한다.
다시 해경을 거론하는 것은 '세월호 트라우마' 때문일지도 모른다. 당시 해경은 전 국민이 목도하는 가운데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무능과 무기력을 보여줬다. 당시 영상으로도 생생하게 비쳐진 해경의 모습은 전 국민의 공분을 싼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을 우선적으로 구출한 것 뿐이다. 연간 1조원이 넘는 세금을 쓰는 해경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몸은 던지는 자세는 커녕 먼산 불 보듯 했던 것이다. 이번에는 어떠했는가. 사고 접수 시각부터가 오락가락했다. 누구에겐가는 다급한 생명줄이었을 골든타임을 크게 놓쳐버린 것에 대해서도 이유는 다 있었다. 야간 레이더가 없으니 새벽에 일어나는 사고는 어쩔 수 없고 신형 함정을 수리하는 동안은 육로로 달려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였다.

인천시민들은 지금도 새로 태어난 해경이 다시 인천으로 복귀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 해경이 '장비 탓' '인력 탓'이나 늘어 놓는 수준이라면 인천시민들을 참으로 무안하게 하는 처사다. '현장'은 구멍 투성이인채 번쩍거리는 계급장이나 더 보태진 해경 부활이라면 시민들의 성원은 어디서 보람을 찾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