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영 시의회 의원 설득으로 2020년 개교 목표
장애인특수학교 건립을 위해 용인시 처인구 유림동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귀감이 되고 있다.

장애학생을 둔 엄마들이 건립 반대 주민들에게 무릎까지 꿇어야 하는 세태 속에서 전해진 소식이어서 훈훈함을 더한다.

4일 용인시와 유림동 주민들에 따르면 유림동 955 일대 1만5005㎡ 부지의 용도가 최근 용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연녹지'에서 '학교부지'로 변경됐다.

이곳에는 경기도교육청이 238억원을 투입해 202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31개 학급(수용학생 199명) 규모의 공립 장애인특수학교를 건립할 계획이다.

장애학생이 2500여명에 달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가 기흥구에 있는 사립학교 1곳(150명 수용)밖에 없어 용인지역에서는 장애인 공립학교 설립 자체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용인의 공립 장애인특수학교도 유림동 건립이 확정되기까지 4년이 걸렸다.

장애인특수학교가 유림동에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원동력은 모현·포곡·유림·역삼 등 4개 지역을 지역구로 둔 용인시의회 자유한국당 이건영(65) 의원이다.

이 의원은 나이 40이 넘어서도 부모의 보살핌 없이는 성인으로 사는 삶을 살지 못하는 친구의 장애인 자녀를 보고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 건립에 뛰어들었다.

3선 지방의원인 그는 학교용지를 물색하기만 하면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그가 마지막으로 기댈 곳은 3선 의원을 하면서 주민들과 인연을 쌓아온 지역구 유림동밖에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지난해 6월 지금의 유림동 부지를 찾아냈다.

이 의원은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1년 가까이 설득했다.

마지막 최대 고비였던 학교 부지 소유자를 설득하는 일에도 주민 일부가 나서서 도움을 주면서 2개월간의 설득작업 끝에 승낙을 받아냈다.

이 의원은 "유림동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토지소유주의 '넓은 마음'이 있어 장애인특수학교를 건립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용인시도 "주민의 불만이 표출되기는 했어도 정식으로 시에 민원을 내는 일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장애인특수학교를 받아준 유림동 주민들을 위해 13억원을 들여 학교 인근 유림배수지에서 학교부지까지 300m 도로(폭 10m)를 신설하기로 했다.

/용인=허찬회 기자 hurch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