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23일 연수구 인천여자고등학교 고사장에 입실한 수험생들이 시험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 이모저모

"그대의 재수를 불허한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시간을 앞둔 23일 오전 7시40분쯤. 인천 연수구 인천여자고등학교 앞에선 전날보다 기온이 '뚝' 떨어진 날씨에도 검은 패딩으로 무장한 해송고등학교 학생회가 수능을 치르는 선배들을 위해 열띤 응원을 펼쳤다.

인천여고에서 수능을 보는 해송고 학생은 총 110명. 해송고 학생회 10여명은 각자 응원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일렬로 서 시험장에 입실하는 선배들을 반겼다.

학생회 소속 손예진(17)양은 "수능이 일주일이나 연기되고 날씨가 추워서 선배들이 걱정돼 응원을 나왔다"며 "수능 시험장에 직접 와보니 다가올 수능날을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험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시험장 앞을 서성이던 한 학부모는 "딸아이가 시험을 보러 들어갔는데 마치 내가 시험을 보는 것처럼 떨리고 긴장된다"며 "수능이 연기되면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한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계양구 안남고등학교에선 오전 8시40분부터 시작하는 1교시 국어영역을 3분가량 남겨두고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지각생도 있었다. 오전 8시37분쯤 안남고 옆 대로변에서 달려오는 남자 수험생을 발견한 경찰은 닫혀 있는 교문을 열고 그를 학교 안으로 밀어 넣으며 "뛰어!"라고 외쳤다. 경찰은 수험생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나오면 안 되는데…."라며 마치 자기 일처럼 걱정하기도 했다. 다행히 해당 수험생은 돌아 나오지 않았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수험생 95명을 순찰차로 수험장까지 이송하고 수험생 94명은 택시에 먼저 태워 입실시각까지 늦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수험생 A(18)군은 남구 제물포역 근처에서 입실시각(오전 8시10분)을 3분 남기고 주변에 대기 중인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남부경찰서 도화지구대 소속 순찰차는 A군을 태우고 시험장인 선인고등학교까지 전속력으로 달려 지각을 면할 수 있게 했다.

부산에서 수능을 치기 위해 인천에 온 재수생 B(18)양도 지리를 제대로 알지 못해 당황하다가 경찰 순찰차를 이용해 연수여자고등학교 시험장에 제때 도착했다.

수험생 C(18)군은 오전 시내버스를 타고 시험장으로 가다가 계양구 까치말 사거리에서 차량 정체로 꼼짝할 수 없게 되자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끝에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김원진·김신영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수원시 장안구 수성고등학교에서 2학년 후배들이 수험생 선배들에게 절을 하며 수능대박을 기원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경기 이모저모

#용인서부서 교통관리계 직원들은 오전 7시50분쯤 풍덕천사거리에서 버스를 잘못 내려 당황하는 수험생을 3.6㎞ 떨어진 서원고교 시험장소까지 순찰차로 이송했다.

#용인동부서 포곡파출소 등도 늦잠 잔 수험생들의 잇따른 도움요청을 받고 안전하게 입실하도록 했다.

#7시30분쯤 광주시 이마트앞에서 시험장을 찾지 못하는 수험생을 광주서 교통관리계 직원들이 순찰차에 태워 약 5㎞ 떨어진 광주중앙고 시험장에 데려다 줬다.

올해 수능시험에서도 어김없이 경찰의 눈부신 활약으로 수험생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급격히 낮아진 기온으로 노면이 얼어붙는 결빙(블랙아이스)에 대비, 지자체와 함께 결빙 취약지점에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의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 23일 오전 6시부터 관내 14개 시험지구 218개 시험장 주변에 교통경찰 345명, 지역경찰 483명, 교통순찰대 등 1000여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교통관리와 함께 수험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이날 순찰차 309대와 싸이카 55대를 집중 투입해 소통위주의 교통정리와 불법주정차 예방 등 특별 교통관리를 했다. 각 시험장별 이면도로 등 임시주차장 187개소(약 3만6000면)를 사전 확보해 수험생 가족의 주차를 배려하기도 했다.

모범운전자 등 협력단체 800여명도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애썼다.
이처럼 경기남부경찰청 직원과 모범운전자 등은 시험장 교통관리와 수험생 태워주기 231건 등 모두 262건의 편의를 제공하는 등 묵묵히 수능시험을 도왔다.

한편 이날 오전 갑자기 내린 눈으로 파주와 고양 등 북부 일부지역에서는 출근길 대 혼잡이 이어졌다. 1㎝ 미만의 적은 눈이 내리면서 평소 20여분 거리가 1시간여 지체되는 등 곳곳에서 극심한 정체와 눈길사고가 잇따랐다. 국지도 56호선과 자유로는 오전 내내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능생을 태운 부모들의 애를 태웠다.

의정부국도유지관리사업소는 "새벽3시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가 41대의 제설트럭과 87명의 인원을 국도 15㎞마다 배치해 제설작업에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경기종합



관련기사
큰 사고없이 끝난 '수능' 23일 인천지역 50개 시험장에서 3만여명의 수험생들이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다. 경북 포항의 강진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은 이날 8시40분 1교시(국어영역)를 시작으로 5교시(제2외국어)가 끝나는 오후 5시40분까지 차분하게 시험을 치렀다. ▶관련기사 18면 인천시교육청은 이번 수능에 인천 전역에서 지난해보다 589명 감소한 3만546명이 응시했다고 23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재학생 2만3650명, 졸업생 6323명, 검정고시 573명이 응시했다. 1교시 국어시간에 시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