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사장 직무대리...사고 즉시 대주민 공개 약속
▲ 23일 인천 연수구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한국가스공사의 '인천 LNG 기지 사고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완기 한국가스공사 사장 직무대리 및 관계자들이 사과인사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한국가스공사가 지난 5일 오전 인천액화천연가스(LNG)기지 1번 탱크에서 발생한 누출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역 주민을 상대로 한 공식 사과는 사고 발생 이후 18일만이다. 공사는 크게 ▲사고 즉시 대주민 공개 ▲지방자치단체 재난안전시스템과 LNG기지 상황실 연결 ▲상설안전점검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다만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안완기 공사 사장 직무대리는 23일 오전 10시20분 연수구청 5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안 직무대리는 "5일 아침 탱크 LNG 하역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해 지역주민께 불안을 안겨드린 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공사는 이날 사고가 발생했던 1호기 탱크를 정밀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1호기의 외벽과 콘크리트벽 사이에는 사고 당시 흘러내린 액체 LNG가 계속 기화되고 있다. 공사는 2달 뒤 기화가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점검은 이때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공사는 이후 대책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시와 구에 알리고, 상황을 주민에게 알리는 방향으로 매뉴얼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사고로 인한 불안감이나 은폐 의혹을 없애기 위해 즉각 사고 사실을 알린다는 취지에서다.

이와 함께 재난안전시스템과 공사 상황실을 연결해, 시와 구가 비상상황을 즉시 알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구청 내에도 LNG기지 상황을 알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기로 했다.
마지막 대책은 '상설안전점검체계'다. LNG기지의 안전성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별도 조직을 만드는 내용이 담겨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시·구·가스안전공사·소방·경찰·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안전점검단'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재호 구청장은 "공사가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첫 단추를 끼웠다는 의미가 있다"라며 "이날 발표한 대책이 잘 지켜지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가 내놓은 대책이 잘 지켜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가스사업법 개정 등 법률개정이 뒷받침되지 않아 강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고 18일 후 나온 대책답지 않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안 직무대리는 "지적을 받아들이겠다. 당사자와 대화해 구체적인 대책이 도출되면 다시 알리겠다"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