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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초대석] 이규수 용인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장

"봉사자는 궂은 일에 앞장 서는 산타클로스"
3년간 회장 맡아 '김장담그기~연주봉사' 다양한 활동 지휘
"어려운 이웃돕기, 보람 있지만 주위 편견·오해에 힘들 때도"
자신보다 회원들 칭찬·걱정 먼저 … 관과 연결고리 최선 다짐

2017년 11월 24일 00:05 금요일
▲ 이규수 용인시 자원봉사단체협의회장이 자원봉사자들의 애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규수 용인시 자원봉사단체협의회장이 용인시청 앞에서 열린 소외계층을 위한 김장김치 3000포기 담그기 봉사활동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들과 김치를 담그고 있다.


"지치고 외로울 수 있는 자원봉사 회원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해주세요."

이규수(50) 용인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장은 지난 3년여 동안 40여개 자원봉사단체가 참여하는 용인자원봉사협의회를 이끌고 있다.

협회는 1998년 설립된 이후 지난 19년간 지역봉사활동을 벌여왔다. 협회 회원들은 소외계층을 위한 김장 담그기부터 조리봉사, 연주봉사까지 지역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용인시청에서 김장김치 3000포기 담그기 봉사활동 현장에서 만난 이규수 회장은 첫마디부터 자원봉사 회원들을 위한 걱정과 칭찬을 늘어놓았다.

"자원봉사 회원들이 다치지 않을까. 혹여 춥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들은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보람을 느끼는 분들입니다. 뭘 바라거나 내색하지 않는, 말 그대로 용인의 산타클로스 같은 사람들이랄까…."

자신보다 자원봉사 회원들의 칭찬을 앞세우는 그를 보면서 용인자원봉사협의회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이 회장은 "대부분의 자원봉사활동은 흔적이 남지 않는다. 회원들이 봉사를 보람으로 느끼지, 자랑으로 내세우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한 뒤 "하지만 보람으로만은 꾸준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원봉사 회원들이 보람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지만 지치고 힘든 순간이 분명 찾아온다. 동력을 잃은 자원봉사자들은 한순간에 봉사활동을 그만두기도 한다"며 "이들이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지치지 않도록 무거운 짐을 나눠 지는 일이 회장의 역할"이라고 했다.

좋은 일을 하고도 주위의 편견과 오해를 받고 힘겨워하는 회원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백화점 바이어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이 회장은 만 37세의 젊은 나이로 회사를 그만뒀다. 백화점이 VIP 손님과 불우이웃돕기 행사에 참여한 소외계층에 대해 차별을 두는 것을 보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단다. 그 후 생업으로 옷가게를 시작해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러면서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그때쯤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은 온통 봉사가 필요한 곳, 도움이 간절한 곳이었다.

이 회장은 "하루는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에 불우이웃 돕기 물품을 나르는 봉사가 있었다"며 "그날 쫄딱 젖은 몸으로 봉사를 끝내고 냉면 한 그릇을 나눠 쓰는데 얼마나 행복한지, 또 나의 봉사로 행복이 퍼져나갈 생각을 하니 춥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자원봉사에 대한 갈증은 점점 커져갔지만, 가족들의 반대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가족들이 많이 반대했다. 아이들은 쉬는 날마다 어딘가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아버지를 보면서 참 많이 서운해 했다. 같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지는 않더라. 지금도 항상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는 "그래도 이제는 다들 응원해주고 시간이 있으면 같이 와준다. 내가 느낀 보람이 퍼져나가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015년 그런 그의 활동과 열정을 알아본 용인시 자원봉사단체 협의회에서 회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하게 된다.

이 회장은 "처음에는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협의회장 자리를 맡았다"며 "협의회장 전에 환경정화봉사단체인 숲사랑연합회에서 사무를 담당해 비슷하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다르더라"고 말했다.

협의회장의 자리는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바빴다. 1주일에도 2~3번씩 잡혀 있는 자원봉사와 행사에 생업도 챙겨야 했다. 그는 그럼에도 여러 가지 자원봉사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이 회장은 "너무 힘든 자리라서 협회장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자원봉사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언제나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언젠가는 정말 나에게 딱 맞는 자원봉사활동을 마음이 맞는 몇몇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그때는 협의회에서 수많은 봉사활동을 겪은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망설이는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는 법도 소개했다.

이 회장은 "일반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이라면 몸이 힘들고 재미는 없지만 보람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며 "하지만 봉사활동은 쓰레기 줍기, 버스에서 어르신에게 자리양보하기 등 작은 활동도 봉사활동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원봉사는 처음에 시작하기 막막할 수 있지만 일단 시작하면 보람과 뿌듯함으로 계속하는 사람이 많다"며 "걱정하지 말고 쉽고 재밌어 보이는 봉사활동을 같이하다보면 함께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자원봉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단 행정안전부의 1365자원 봉사 포탈에 가입해 보기를 추천한다"며 "요즘은 신청자들에게 딱 맞는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이 많이 있어 조금만 용기를 내면 누구나 뿌듯한 보람을 안고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가 해야할 역할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관(官)과의 연결고리를 맡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관에서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사람과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사람을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을 개인이 일일히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협의회는 그런 관과 자원봉사자들을 연결하고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원봉사자들이 즐겁게 힘을 내서 봉사할 수 있는 것은 '보람'이 중요한 요소다"며 "자원봉사자들에게 위로와 감사의 말을 전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사진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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