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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천항만공사(IPA) 사옥이 있는 인천 중구 정석빌딩 앞에서 인천항보안공사(IPS) 비정규직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천항보안공사(IPS) 비정규직 특수경비원들이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IPS 비정규직 20여명은 15일부터 22일까지 인천항만공사(IPA) 사옥이 있는 인천 중구 정석빌딩 앞에서 1명씩 돌아가며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피켓엔 '항만 국가보안시설 보안 업무가 상시·지속 업무가 아니면 대체 뭐냐',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비정규직을 내쫓지 말라'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다.

최근 계약 기간이 종료돼 회사를 떠난 특수경비원 여러 명도 시위에 동참했다. 5명으로 시작했던 시위 참가자는 어느덧 20여명까지 불어난 상황이다.

1인 시위를 처음 시작한 A씨는 2년 간 인천 남항 쪽 민간 부두의 경비 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달 초 계약 만료로 퇴사해 현재는 실업자 신세가 돼버렸다고 한다.

그는 "회사가 올해 5월까지 2년가량 근무한 비정규직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줬는데, 되레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본격 추진한 이후부턴 그런 사례가 뚝 끊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정규직들이 받는 실수령액은 월 200만원 미만에 불과하다. 이런 열악한 처우에도 고용 안정만 바라보며 꿋꿋이 일해 왔다"며 "정규직 전환이란 희망이 어느 날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IPS 비정규직들의 잇따른 퇴사가 인천항 보안 업무의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월부터 현재까지 계약이 해지된 비정규직은 무려 40명에 이르는데, 이들 모두 외항 근무자였던 탓에 IPS는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항 근무자들을 대거 외항 쪽에 투입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항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악순환이 연말까지 지속되면 인천항 전체 경비·보안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IPS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23일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추가로 개최한다.

/글·사진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