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한 '유품전시관과 추모기록관'이 지난 18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들어섰다. '나눔의 집'에는 태평양전쟁 말기 일제에 의해 성적 희생을 강요당했던 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9명이 모여 살고 있다. '기억과 기록'의 이 시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머무는 생활관 뒤편 공터에 마련됐다. 사업비 23억원은 국·도비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후원자들이 낸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1층 유품전시관은 기획 전시, 유품 및 유물 전시,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 전시 공간과 수장고 시설을 갖췄다. 2층 추모기록관 중앙 벽면은 사회적 차별과 냉대를 극복하고 당당하게 일본의 전쟁범죄를 고발한 용기 있는 국내·외 피해자 명단과 사진으로 가득 채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05명의 사진을 벽 중앙에 전시하고 있다.

'유품전시관과 추모기록관'의 개관은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전국에 산재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유품과 기록들을 한 곳에 모아 보존하고 후대에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설은 한 맺힌 삶을 살다가 일본 정부에서 사죄와 배상을 받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다 끝내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해 조성됐다. 앞으로 이곳은 올바른 역사와 인권·평화를 구현하고자 했던 피해자들의 영혼을 담고 기록을 전시하게 된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기념관이 아픈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기억할 수 있는 추모의 공간으로 되고, 특히 미래세대 청소년에게 전시의 여성인권 문제에 대한 배움의 장으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말처럼 이 곳은 인권과 역사,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는 산실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위안부 피해자'임을 한국에서 첫 번째로 공개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는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두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할머니들이 남긴 유품과 사진·영상은 잊힌 역사가 아닌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유품전시관과 추모기록관'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담게 될 소중한 타임캡슐로서 단순한 기록관 이상의 큰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