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영 인천시선관위홍보담당관
2016년과 2017년 음악계 핫 이슈 프로그램은 단연 '프로듀스 101'이었다. 101명의 연습생들이 서로 경쟁하여 최종 선정된 11명이 걸그룹 또는 보이그룹으로 데뷔하게 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101'은 경쟁과정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드라마를 보여주며 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프로듀스 101'이 대박을 친 이유는 바로 '당신의 소녀(소년)에게 투표하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상징하듯, 시청자의 투표참여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도록 하여 대중의 관심과 몰입을 배가시킨 데 있다.

'프로듀스 101'의 방영은 같은 시기에 진행된 실제 공직선거에도 영향을 끼쳤다.
인기곡 'Pick me'가 선거로고송으로 인기를 끄는가 하면, 시청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연습생들과 비교하여 네거티브 공세와 정쟁에 매진하는 정치인들을 질타하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물론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투표를 활용하는 쇼가 국가를 이끌어나갈 대표자를 뽑는 선거와 동일한 잣대로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은 아니다.

최종 멤버로 선정될 때까지 끊임없이 시청자에게 품성과 실력을 평가받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이 반영되는 '프로듀스 101'과 달리 국민 대표자는 일단 뽑아서 맡겨보지 않으면 진정한 역량을 확인하기 어렵고,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중간에 탈락시킬 수 없기 때문에 국민의 요구사항이 곧바로 받아들여지기도 어렵다. 이러한 위임(delegation)의 한계는 현대 대의제 민주주의가 극복해나가야 할 대표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고 응원할 수 있는 방법이 비단 투표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 시민도 정치후원금을 기부함으로써 정치적 지향점이 같은 정당이나 정치인을 격려하고, 그 활동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소액 다수의 정치후원문화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뛰어난 의정활동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몇몇 국회의원은 SNS에 정치후원금 모금 홍보글을 올리자마자 모금한도를 모두 채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정치후원금은 정치후원금 사이트(www.give.go.kr)에서 쉽게 기부할 수 있다.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를 하고, 이를 초과한 금액도 비율에 따라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버려지는 신용카드 포인트로 기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치활동이 금지된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은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는 방법도 있다.
아이돌 그룹이 팬들의 관심과 응원을 통해 성장하듯, 건전하고 깨끗한 정치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프로듀스 101'에서 자신만의 소녀(소년)를 선택해서 응원하고 투표하여 훌륭한 음악 그룹을 탄생시켰듯, 이번에는 우리 정치를 발전시키고 훌륭한 정치인을 양성하기 위해 당신의 정치인을 선택해서 지지하고 후원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