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끄라움 마을에 중·고등학교 세워 358명 입학 … 24일 개교 1주년
▲ 캄보디아 프놈끄라움 마을 학생들이 수원시에서 지원한 자전거를 타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국제교류센터
수원에서 3500㎞ 떨어진 캄보디아 시엠립주 프놈끄라움 마을.

이 마을은 10년 동안 이어진 수원시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하루하루 기적을 일구고 있다.

프놈끄라움은 캄보디아에서 가장 빈곤한 마을이다.

약 500가구 3000명의 주민 대부분은 하루 약 1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생활했고, 아이들은 진학할 학교가 없어 인근 교육을 받지 못했다.

이 마을 어른들은 희망을 잃은 채 살았고, 주민 절반 가까이는 무직이었다. 여럿 문제를 해결할 의지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 마을 주민들 간 '화합'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낡고 부셔진 마을 시설을 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할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자신의 삶에 대한 꿈을 꾸지 못했다.

아이들은 교육을 포기하고, 집안일과 일거리를 도우며 자라왔다.

2004년 수원시는 캄보디아 시엠립주와 '국제자매결연'을 맺은 뒤 시엠립 중심지로부터 약 10㎞ 거리의 프놈끄라움 마을에 원조봉사 사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로터스월드', '㈔행복·캄(행복한 캄보디아 모임)' 등도 원조사업에 동참했다.

프놈끄라움 마을은 사업이 본격화된 2007년 '수원마을'이라는 다른 이름을 얻었다.

사업은 기반시설 건립, 자립기반 조성 등 총 1~3단계로 추진됐다.

지난해 11월24일 마을에 '수원중·고등학교'가 세워졌다.

학교는 전체면적 1243㎡에 10개의 교실·교무실·행정실·부속동(과학실·도서실·컴퓨터실) 등을 갖추고 있다.

3월 공사를 시작해 8개월 만에 완공했다.

현재 프놈끄라움 수원중·고등학교에는 358명(중학생 258명·고등학생 100명)이 입학했다.

입학생은 매년 늘어갈 전망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수학·영어·크메르어(캄보디아어)·지리·역사·화학 및 물리학·체육·윤리 등 다양한 교과목 수업을 받고 있다.

학교가 세워진 뒤 프놈끄라움 아이들의 생활도 달라졌다.

19일 수원시국제교류센터는 학교 건립 이후 마을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책상에 앉아 흥미롭게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기히응 학생(중학교 3학년)은 "제 꿈은 경찰이고, 불우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수원시장님, 수원시민 여러분들 가까운 곳에 학교를 지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쓴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오는 24일은 수원중·고등학교가 처음 맞는 '개교기념일'이다.

시 공무원, 국제교류센터, 봉사단체 등으로 구성된 '프놈끄라움 수원 중·고등학교 개교 1주년 방문·봉사 대표단'은 마을을 찾아가 시엡립주 정부 관계자, 주민들과 함께 이날을 기념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또 자전거·의류·학용품·생활용품 등을 마을에 전하고, 의료진이 포함된 팀은 현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수원시국제교류센터 관계자는 "꿈을 펼칠 기회조차 없었던 학생들이 중고등학교가 생긴 이후부터 희망을 갖고 공부하기 시작했고, 어른들도 다 같이 마을 발전을 이끌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사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공동체 구성에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