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체험관' 문의 폭주
타 지역서도 방문 대기
한달 전 예약해야 가능
▲ 19일 오전 지진체험을 위해 부평안전체험관을 찾은 체험객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지진이야!"
19일 오전 10시 인천시 부평구 부평안전체험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 체험객 20여명이 지진체험실에서 강사의 외침을 따라하며 대피요령을 숙지하고 있었다. 강사는 사람들이 비상 상황을 인지하도록 지진이 났다는 사실을 큰 소리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지진체험이 이어졌고 체험객들은 순서대로 지진 체험대에 올랐다. 체험대는 사람이 지진을 처음 감지하는 규모인 진도 3.0에서부터 5.0, 7.0까지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내부에는 4인용 식탁과 방석, 싱크대, 출입문 등이 있었다.

강사가 진도 3.0 버튼을 누르자 체험대에 진동이 울렸다. 체험객들은 침착한 자세를 유지한 채 재빨리 식탁 밑에 몸을 숨겼다. 진도 7.0까지 올라가자 체험대는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사람이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흔들렸다. 아이들은 비명을 질렀고 몸을 더 강하게 웅크렸다. 부모들은 출입문을 열기 위해 몸을 일으켰으나 넘어지고 말았다. 체험대 출입문 뒤로는 붕괴현장이 설치 돼 있었다.

현장 내부는 어둡고 벽이 무너져 있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워 보였다. 체험을 마친 한 초등생은 "TV에서만 보던 지진을 직접 경험해보니 무섭기도 하고 재밌었다"며 "지진이 발생한다면 오늘 배운대로 대피해야 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5년 부평구가 문을 연 부평안전체험관은 인천에서 유일하게 안전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올 9월에는 개관 2년4개월 만에 누적 체험객 수 10만명을 돌파했다. 게다가 지난해 9월 발생한 경북 경주 지진과 최근 포항 지진 여파로 지진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체험 문의도 늘고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지역 시민들까지 체험관을 방문할 정도로 최근 문의가 20~30% 증가했다.

현재 체험 예약은 한 달 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교육 정원은 35명으로 보통 예약 창이 열리자마자 마감된다. 지진체험은 주 3~4회 진행되며 나머지 요일에는 해상풍수해와 교통안전·생활안전체험 등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른 교육을 지진체험으로 변경해달라는 요청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자녀들과 함께 체험관을 찾은 김영미(43·계양구 효성동)씨는 "가상이지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여기밖에 없고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 달 전부터 시간을 비워뒀다"고 말했다.

체험관 관계자는 "포항 지진 여파를 고려해 한시적으로 다른 교육을 지진체험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