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수준 '진동' 감지 … 놀란 시민들 신고 잇달아
한반도에서 관측 이래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강진이 경상북도 포항 북구에서 발생한 가운데, 인천에서도 놀란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실제로 약한 수준의 진동이 감지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오후 2시29분쯤 경상북도 포항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후 인천에서 접수된 지진 신고는 오후 5시까지 총 133건이다.

가장 빠른 신고는 오후 2시31분 남동구 서창동의 한 시민이 "집안 침대가 흔들리는 것 같다. 지진이 맞느냐"고 문의한 건이었다. 소방본부는 피해 및 출동사례가 없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갑자기 진동이 느껴지자 놀라 119로 신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건물이 흔들렸다, 진동이 느껴졌다, 지진이 난 것이 맞느냐는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수도권기상청 관측 결과에서도 지진이 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내륙을 중심으로 관측된 지진 규모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수준'인 규모 2의 지진을 기록했다. 인천에는 인천기상대, 백령도, 대청도, 소연평도, 강화군, 영종도 등 6곳에서 지진파를 감지하고 있다.

수원, 성남, 용인, 안산, 평택, 이천, 광주 등 경기 남부지역 곳곳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졌다"는 신고가 폭주했다. 안산에서는 건물 흔들림을 느꼈다는 목격담이 잇따랐다. 성남시청사 내 지진계에는 포항 지진 직후 2.6규모가 감지됐다.

인천, 경기에는 피해가 없었지만, 지진 진앙이었던 포항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지진이라 도로가 파손되거나 고층 아파트에 금이 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강진 2시간 후 4.6의 여진이 이어지면서 피해를 키웠다.

이날 오후 4시32분 기준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지진으로 인한 경상자는 총 7명이다. 재산피해는 아직까지 집계되지 않았다.

불과 1년 사이에 규모 5 이상의 역대급 강진이 이어지자,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경북 영덕군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로 뻗어있는 양산단층의 가지인 '장사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양산단층은 지난해 강진이 발생했던 경주 인근을 지나는 단층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양산단층이 활동하며 끊어졌거나, 인근 지층에 영향을 주면서 최근의 지진이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은 "전국 대부분의 관측소에서 이번 지진을 관측했으며, 수개월간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