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총상을 입은채 귀순해 수원 아주대학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북한군 병사에 대한 2차 수술이 15일 성공적으로 진행됐지만 여전히 용태가 위중한 상황이다.

또한 1차 수술이후에도 사경을 헤매는 북한국 병사의 소장에서 기생충 수십 마리가 발견됐고, 기생충 중 30㎝에 달하는 성충이 나왔다.

이국종 아주대 외상센터장은 이날 기자브리핑자리에서 "1차 수술에서 열었던 복부를 통해 손상된 조직은 절제하고 봉합까지 마쳤다"며 "복벽에 남아있던 1발의 총알을 제거한 뒤 수술을 종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차, 2차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지만 의사생활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엄청난 양의 기생충이 나왔다"며 "변과 출혈 부위에 몰리는 기생충 특성상 소장 봉합 부위를 갉아먹어 북한군 상태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외상센터장은 외관 특징상 발견된 기생충을 회충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방역체계가 열악한 북한 환경 탓에 귀순 북한병사가 회충에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충에 감염되면 장이 막히기도 하고 장의 약한 부위를 뚫고 나오면 복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문제는 북한군인 소장 내에 있는 기생충을 치료할 방법이 없는 점이다.

이 센터장은 "수술 중 눈에 보이는 기생충 수십여 마리를 걷어냈지만 하루 20만개의 알을 낳는다"며 "해외 논문 등을 통해 기생충을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생충 때문에 봉합 부위가 융합되지 않고 터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복강을 다시 열어야 한다"며 "복강 내 분변 및 기생충에 의한 오염이 있고, 대량 출혈에 의해 쇼크 상태에 빠졌던 기간이 길어 예후가 좋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 군은 지난 13일 오후 3시 31분쯤 JSA 군사분계선(MDL) 남쪽 약 50ｍ 지점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이 병사를 발견했다.

북한 병사는 4시53분쯤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고, 이틀 뒤인 이날 오전 9시40분쯤부터 2차 수술을 받았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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