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앙금 풀자" … 의총 뒤 화합주 마셔
정우택 "서·최 징계 의총 열 일 없다" 공언
당무감사로 친박 당협 교체땐 최악 국면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친박근혜(친박)계의 갈등이 지난 13일 의원총회를 고비로 일단 봉합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달 말 당무감사 결과를 앞두고 있는데다 당협 구조조정이 끝나면 곧바로 지방선거 공천이 예고돼 있어 본격적인 전쟁은 지금부터라는 분석이다.

당초 친박계 의원 15명이 의총을 소집할 때만 해도 홍 대표와 친박 진영이 한 판 붙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였던 의총은 상당히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일부 친박계가 당 운영방식을 놓고 홍 대표에게 쓴소리 몇 마디를 전달한 수준이었다. 이를 두고 친박계의 전투력이 현저히 약해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홍 대표 역시 "앙금을 풀자"며 갈등을 피하고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총이 끝난 뒤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화합주'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과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복당, 홍 대표의 당 운영방식 등 당내 불만 등 여러 갈등 현안이 일단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무엇보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임기 동안 서청원·최경환 의원 징계를 두고 의총을 소집해 해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 당내 가장 뜨거운 현안인 서·최 의원 징계도 일단은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양측의 갈등이 말끔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당무감사는 그야말로 '시한폭탄'이다.

현재 당무감사는 현지실사와 전화 여론조사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황우여 인천서을 당협위원장 등 일부 당협위원장은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은 이달 말까지는 최종적인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후 한국당은 다음 달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모 절차를 통해 구조조정 대상이 된 당협의 신임 위원장을 선발한다.

하지만, 당무감사 결과, 교체 대상 당협위원장 가운데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는 경우 당내 계파 갈등은 자칫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

게다가, 복당파 의원들의 당협 조정 문제와 곧바로 진행될 지방선거 공천까지 얽여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상황이다.
/조태현 기자 cho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