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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인원 고된 격무" … '가축방역관' 응시 꺼린다

전염병 발생땐 야근·철야
포천 AI 심근경색 사망도
일부 도시 경쟁률 있으나
대부분은 없거나 못채워
"차라리 동물병원 개원을"
政 종합대책 효과 못거둬

2017년 11월 15일 00:05 수요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인력부족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가축방역관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한 정부의 종합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4일 경기도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근무하는 가축방역관(수의직 공무원)은 총 31명이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기준으로 정한 정원(46명)대비 67%로 열악한 수준이다.

한국능률협회에서 적절한 가축방역 활동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적정인원 97명보다 66명이나 적다.

가축방역관이 아예 없는 지자체도 안양, 안산 등 10곳에 달한다. 가축방역관이 있다해도 대부분 지자체가 1~2명 수준의 인력을 두고 있다.

가축방역관은 가축전염병 방역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며 수의사 출신 중에서 뽑고 있다.

하지만 가축방역관은 고유 업무 외에도 일반 사무 행정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제역, AI 등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가축방역관은 수개월가량 야근 또는 철야근무를 해야하는 등 고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6월24일 오전 4시30분쯤 포천시 가축방역 업무를 총괄하던 축산방역팀 한모(51)씨가 지난해 겨울부터 이어진 AI 피해복구를 위해 연일 밤샘 근무를 하다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 당시 포천시 가축방역관은 정원기준 5명에도 못 미치는 2명에 불과했다.

이같은 문제로 정부는 지난 6월 각 지방자치단체에 가축전염병 대응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350명의 수의직공무원이 보강하는 내용의 수의직공무원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경기도는 지난달 21일 26개 시·군에서 가축방역관 57명을 선발하기 위한 '제3회 경기도 지방공무원 경력경쟁 임용시험'을 치렀다.

그러나 고양시 등 도시지역의 경우 모집정원을 초과한 반면 가축전염병 발생지역인 농촌지역 시·군은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하거나, 지원을 전혀 하지 않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했다.

고양·용인·부천·안양·구리 등 도시지역은 17명 선발에 39명이 몰려 2.29: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AI·구제역 상습 발생지인 여주, 포천 등 14개 시·군은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했고, 화성·남양주·의정부·파주·양주·안성·연천 등 12개 지자체는 한명도 응시하지 않았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축산농가가 많은 지자체는 적은 인원이 고된 업무에 시달려 지원자 찾기란 쉽지 않다"며 "고된 업무를 하느니 차라리 동물병원을 개원하겠다는 수의사도 수두룩하다. 가축방역관 고유 업무와 행정업무를 병행하는 등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원자는 영영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축방역관을 수의직공무원 외에도 축산직(농업·축산) 공무원이 일정한 자격을 가추면 가축방역 업무를 담당 할 수 있도록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천시 관계자는"가축방역관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속해서 수의사 출신 가축방역관만 충원하겠다는 계획은 말도 안되는 계획"이라며 "농업직이나 축산직 공무원들에게 가축방역 관련 자격을 부여해 근무환경을 해선해야한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가축방역관 근무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가축방역관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실질적인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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