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점투성이 '학대예방 교육' 1년에 1시간이면 수료
대부분 충동적 발생…"휴식 등 감정조절 대책 절실"

어린이집은 여전히 안전지대가 아니다. 2015년 초 발생한 송도 어린이집 사고 이후 폐쇄회로(CC)TV 설치가 의무화되고, 경찰 또한 전국 아동학대 전담팀을 구성해 전수 조사에 나섰지만 보육교사의 원아 학대 사건은 계속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년에 1시간 교육 … 학대 예방되나

인천일보가 학대 사고 이후 입수한 영종도 어린이집의 '교육수료증'을 확인한 결과, 이 어린이집은 사설 기관인 A연구소로부터 아동 학대 예방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A연구소는 아동이나 학대·보육 등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인재 양성 관련 시설이었다.

현재 인천에서 아동 학대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는 인천육아종합지원센터나 인천시아동복지관 등이 있다. 하지만 상당수 어린이집은 정식 기관이 아닌 사설기관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었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승인받은 기관은 어느 곳이나 아동 학대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는 제도적 허점 때문이다. 전문성을 담보하기 사실상 어려운 분위기다.

교육 시간도 터무니없이 짧다. 1년에 1시간만 이수하면 끝이다. 영종도 어린이집도 20분씩 총 3과목을 이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짧은 시간에 많은 과목을 이수하다보니 깊이 있는 수업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셈이다.

▲교사 감정조절 대책 필요해

아동 학대가 대부분 순간적인 충동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사에 대한 감정조절 대책도 절실하다. 이미 인천 연수구의 몇몇 어린이집은 여행·영화감상 등 교사를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아이들을 돌볼 때 감정이 격해지거나 지칠 경우, 보육교사에게 휴식을 보장하고 원장이 아이들을 돌보는 어린이집도 생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건강한 보육을 위해 보육 교사에게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동구의 경우 올해 8월 보육교사 20명을 대상으로 보육교사 마음 치료 프로젝트 'Insight Art Therapy(인사이트 아트 테라피)' 교육을 실시했다.

보육 최일선에 있는 교사들에게 집단 미술 치료 상담을 실시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표현미술 치료 연구소 소속의 전문가가 보육교사들에게 스트레스 대처 전략, 의사소통 훈련, 자아 존중감 높이기 등의 수업을 제공해 보육 직원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건강한 보육은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에서 나온다"며 "양질의 보육을 위해 앞으로 아이들의 주양육자인 보육교사의 열악한 환경과 처우개선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진·김신영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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