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곤 본보 백령도 통신원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의 벼 수확이 시작됐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여느 섬들과 달리 쌀 수확량이 많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한 해 생산되는 쌀이 전체 주민들과 주둔하는 군인들이 몇년을 먹고도 남을 만큼의 양이라 하면 대충 이해될 것이다. 수확의 현대화·기계화로 인해 농민들의 추수는 예전에 비해 무척 쉬워졌다. 콤바인으로 벼를 틀고 차량에 담아 농협 건조장으로 이동하여 물량만 점검하면 산물수매의 과정이 끝난다. 예전에, 그러니까 14~15년 전만 해도 해병대의 대민 봉사가 없었으면 가을추수는 어림도 없었던시절이었다. 

수확기에 맞춰 백령농협에서는 산물수매를 실시하고있다. 4~5년 전 벼 건조장을 건립해 1년에 1500t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 전체 수확량의 30%밖에 안되는 수매처리시설의 한계로 인해 또 다른 농민들은 각자 수고를 들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백령농협 조합장(김정석)은 시설 확충을 통해 농민 전체가 산물수매로 혜택을 골고루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수매 현장에 나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조합원을 위해 적자로 운영되는 건조시설을 관계기관에선 관심 있는 자세로 예산에 반영해줌은 물론 처리 시설 확충으로 산물벼 수매 농가가 더욱 늘어나 농민들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길 바란다. 아울러 올해까지 다수확품종을 수매하던 정부에서 내년부터는 그 품종을 수매할 수 없다고 발표하고 타 품종을 파종할 것을 종용한다.

농민 대다수는 염기에 잘 자라지 않고 수확량도 현저히 떨어지는 그 품종을 내년부터 경작하면 수확기에 생산량 저하로 농민들의 삶이 궁핍해질 것이라고 모두 걱정하는 분위기이다.

쌀 생산량의 증가로 고품격 쌀 생산을 유도하는 뜻은 존중되어야 하나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생산의 급감으로 농민들의 경제생활에 충격을 줘서도 안될 것이다. 더 탄력적이고 완만한 생산체계가 수립되길 관계기관에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