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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휴대전화 회사들이 중국 국내와 신흥시장에서 거둔 성공에 힘입어 유럽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이미 유럽 시장에 뛰어든 화웨이의 뒤를 이어 샤오미가 스페인에서 수십만대 분량의 휴대전화 제품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고 비보는 러시아 시장을 유럽 진출의 첫 포석으로 삼고 있다.

마드리드 출장을 앞둔 샤오미의 왕샹 전략적 협력 담당 선임 부사장은 "스페인은 우리로서는 선진국 시장에서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말하고 해외 시장 진출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자평했다.

샤오미와 비보, 또다른 후발 휴대전화 제조사인 오포는 인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특허 취득, 온라인 판매와 마케팅 노력을 확대하며 선진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퀄컴 중화권 본부장 출신인 왕 부사장은 유럽 대륙 전체가 상호 연결돼 있어 우리가 스페인에서 선전할 수 있다면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서도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사장은 전문가들이 샤오미의 약점으로 지목한 특허 문제에 대해 "지난 3년간 우리는 특허 부문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샤오미가 세계 각국에서 1만6천∼1만8천건을 출원했고 인텔과 노키아 등에서 취득한 특허를 포함, 모두 4천800건의 특허를 얻어냈다고 소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특허가 유럽 시장을 노리는 중국의 휴대전화 제조사들에는 여전히 최대의 장애물이라고 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의 러서치 부장인 피터 리처드슨은 스웨덴의 에릭슨과 핀란드의 노키아 등이 다수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유럽은 지재권이 아주 강력하게 행사되는 환경이며 그들은 (중국 제조사들이) 난간 위로 머리를 내밀기를 기다린 다음 지재권 소송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화웨이는 적지 않은 자체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특허와 관련된 우려에서 대체로 벗어나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샤오미는 신흥시장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 방식을 병행할 계획이다. 화웨이가 이동통신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현지 시장을 파고든 것과는 방향을 달리한 것이다.

화웨이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독일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GfK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서유럽에서 근 1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캐널리스의 벤 스탠턴 애널리스트는 샤오미가 이통사와 제휴를 하지 않은 만큼 화웨이처럼 눈부신 발전을 거두지는 못하겠지만 알카텔과 대만 HTC, 한국 LG전자가 점점 이통사들과의 제휴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어 샤오미가 공백을 메울 기회는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