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철 허밍뮤직 대표, 안산 상록구 '일동 100인 패밀리 합창단' 지휘
세월호 희생자 추모무대…재능기부 통해 무료 성악·동요교실 운영도
최근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 달맞이극장에서 열린 한 무료 음악회가 눈길을 끌었다.

안산시 상록구 일동지역 동네주민 100명으로 구성된 '일동 100인 패밀리 합창단(이하 합창단)'공연이다.

일동 100인 패밀리 합창단은 지난 10일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자리로 특별 공연을 마련했다.

음악회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총 4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된 음악회에서 한 개의 스테이지는 특별히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래들로 구성돼 안산의 아픔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이 합창단을 이끄는 이는 현재 허밍뮤직 대표이면서 성악가인 오병철(50) 일동 주민자치위원장.

경희대 음대를 졸업한 오 위원장은 경희대 교수합창단 지휘 경험 등 자신의 재능을 지역주민들과 나누기 위해 2015년부터 무료 성악교실과 동요교실을 운영하면서 전 세대를 아우르는 100인 합창단을 구상했다.

이날 성악가인 오 위원장의 자작곡과 여성 아카펠라그룹 '그사랑', BLASS 금관악기 밴드 등의 축하공연도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공연이 끝난 후 출연자들은 꽃다발 대신 축하의 마음을 모금함에 담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동네주민들이 산에서 꺾은 들꽃으로 직접 만든 꽃다발을 돌려가며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 했다.

합창단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80대 중반까지 청소년과 직장인, 은퇴자, 전업주부 등 다양한 연령층의 지역주민들로 구성됐다.

오 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이 되면서 재능을 나누고자 성악교실과 동요교실을 주민센터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았고 합창을 해 보면 어떨 까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동네주민 120여명이 합창단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노래를 통해 세대 간 화합을 다지고 있다.

성악교실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동요교실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오 위원장은 "합창 연습은 모두 모이는 시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어린이들과 청소년, 아빠 모임 등은 직접 찾아가 연습을 지도하는 방식으로 합창단을 꾸리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성악교실과 동요교실을 더 홍보해 기초를 닦고 실력을 쌓아 내년에는 더 좋은 무대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마을에서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합창을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라며 "그러한 과정 속에서 주민간 공동체가 더욱 단단해 질 거라고 믿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더욱 열심히 해 볼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