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영 인천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
국민 모두는 소비자다. 연령 고하를 막론하고 소비자다. 생산자는 적은 비용으로 큰 이윤을 얻으려고 하고 소비자는 적은 금액으로 고품질을 구입하려고 한다.
이런 관계에서 소비자 문제는 발생한다. 소비자 문제는 청소년부터 고령자에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시대 변화에 따른 소비자 문제의 이슈 또한 변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해 그동안 다양한 소비자 교육을 해 왔다. 교육 주체는 때로는 정부에서, 때로는 민간에서 주도했지만 지금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거버넌스'를 취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 교육의 대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대상은 취약계층이다. 대표적으로 청소년들이다. 청소년소비자교육, 청소년소비자캠프 등 다양한 시도가 있어 왔다.

청소년 소비자 교육 내용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은 통신비와 스마트폰 관련 문제들이다. 청소년들이 소비자 기자단을 만들어 운영한다거나 소비자 피해 예방을 주제로 한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만들어 더 적극적으로 피해 예방을 위한 시도를 하기에 이른 것은 큰 결실이다.
그러나 청소년이 주목받고 있는 데 반해 노인층, 즉 고령자에 대한 소비자 교육은 큰 관심과 조명을 받지 못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고령자의 소비자 문제는 사회적 화두로 떠오를 게 분명한데도 적극적인 소비자 교육 및 피해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2000년 총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 7%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던 우리나라는 올해로 노인인구 비중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고령 소비자에 대한 관심과 교육이 절실한 시점에 온 것이다.
고령 소비자 교육의 내용은 그동안 악덕상술이나 무료관광, 전화상술, 약판매 등이 주였다면 이제는 오히려 스마트폰 관련 모바일뱅크에 대한 정보제공 또는 교육을 통한 서비스 이용법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점차 사라지고 있는 은행 창구를 대체하여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이미 생활화하고 있는 모바일 뱅킹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 확산에 따른 고령층의 상대적 불이익 및 박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지난 4월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인천광역시, 대한노인회인천연합회, 인천소비자단체협의회, KEB하나은행 등 4개 주체가 모여 '고령소비자권익증진지원협약'을 맺었다. 인구 고령화로 노인 소비자의 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각 주체들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나아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여 노인 소비자 권익 증진을 꾀하자는 취지다.

이후 노인 소비자 피해 상담과 피해구제를 위한 상담전용회선이 설치됐고, 인천광역시와 인천소비자단체협의회는 관내 노인들을 대상으로 1400여개에 달하는 경로당을 일일이 돌며 소비자교육을 실시했다. KEB하나은행은 노인들의 노후자금설계 상담과 금융교육을 병행하여 지원했다.
소비자 교육의 목적은 자주적이고 현명한 소비자로 변하자는 데 있다. 소비자가 현명하게 상품을 선택하고 그것을 사용하거나 적정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일상 생활의 기본 조건이다. 대량 소비시대를 살고 있는 시민에게 각종 다양한 정보와 물량 중에서 그 선택에 필요한 지식을 갖게 하는 것이 소비자 교육의 본디 목적이다.

이번 고령자 소비자 교육을 실시한 이유 역시 자칫 소외되기 쉬운 취약계층으로 하여금 꼭 필요한 소비자 정보를 제공하여 피해를 예방하고 줄여나가게끔 한 것이다.
교육에 임한 전문 강사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 고령자들의 소비자 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육과정이 이어졌으면 하는 소감을 남겼다. 교육을 받은 수강생들은 그동안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되어 유익했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교육과정으로 더 큰 관심을 가져줄 것을 함께 주문했다.
인천시와 노인회, 소비자단체와 금융권이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이기에 그 의의는 더욱 크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