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경 경기도시공사 외부고객부장
부서별 봉사시설 지정…책임감 높여
직원 1대 1 매칭 기부…신뢰도 증가
"진정성 있는 봉사활동과 투명한 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나니 이젠 오히려 먼저 나서서 이번 달엔 또 언제 하냐고 물어보더군요."

홍선경(44) 경기도시공사 고객지원처 외부고객부장은 "3년째 외부고객부에서 사회공헌활동을 맡고 있는데, 누구나 봉사와 기부에 대한 열정이 있지만 그 반대편에는 기부의 투명성에 대한 불신과 일회성 행사라는 인식 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홍부장은 "그동안 이 같은 생각을 바꾸고 도시공사 직원으로서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홍 부장은 단순히 복지시설이나 노인요양원 등에 단체로 몰려가는 일회성의 봉사활동 대신 각 부서가 직접 봉사할 곳을 정해 지속적으로 방문하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또 보여주기식 기부활동 대신 커피 한 잔 값을 아껴 기부금을 내거나 직원들이 가진 중고물품을 회사에 마련된 카트에 내놓는 기부활동을 자발적으로 참여해 필요한 곳에 물품을 전달하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홍 부장은 "적십자사를 통해 회사와 직원 1대 1 매칭으로 함께 기부를 하고 있는데 도움을 받은 이들로부터 감사편지가 온다"며 "사연을 사내 전산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해주니 반응이 좋았다. 처음 75명이 참가했던 것이 현재 200명에 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홍 부장은 중고물품 기부도 그동안 산더미처럼 쌓이기만 한 것을 매달 마지막 주에 쇼핑카트를 구해 사내에 놓고 오가면서 직원들이 기부하도록 바꿔 기부와 재활용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부서결연봉사인 위드 기코(With GICO)를 통해 사내 직원들의 봉사활동 참여도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외부고객부는 우선 수원 관내 복지시설 실사를 다녀 봉사활동 대상을 리스트로 만들고 각 부서에 원하는 곳으로 가도록 권장했다.

부서별로 평일 4시간 이내로 직접 정한 곳에 봉사활동을 다녀오는 시스템을 갖추다보니 지속적이면서 진정성 있는 나눔을 실천하게 됐다.

홍 부장은 "단체로 많은 사람이 봉사활동 대상 시설을 방문하면 피동적으로 움직이고 직원들이 시설 주변만 돌다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며 "하지만 부서에서 직접 정한 시설을 꾸준히 방문하니 책임감도 생기고 부서 내 직원들간 화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시공사는 소외된 이웃을 위한 손길이 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전해지도록 고심하고 연구해왔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경기도시공사는 '도시공사'라는 업(業)의 특성을 살려 교육환경 리모델링 '꿈꾸는 공부방', 노후시설 개보수를 통한 환경개선 리모델링 '지음(G-UM)', 졸업까지 3년간 지원하는 경기도시공사 장학사업, 저개발국가 후원을 위한 해외봉사활동, 각종 기부 및 후원금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봉사단체인 한국해비타트와의 파트너십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홍 부장은 "직원과 대학생 봉사자가 참여해 하루 8시간을 꽉 채워서 노인·장애·아동의 공동생활시설을 리모델링한다. 졸업을 앞둔 4학년 대학생도 취업 준비를 해야하는데 땀을 흘리면서 일하더라. 그리고 나서 얼마 후 그 학생이 자신이 참여했던 시설의 준공식에 와서 취업했다고 했을 때는 내가 다 뿌듯하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홍 부장은 "12월1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12월 마지막 주를 창립위크로 잡고 부서별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준비 중"이라며 "내년에도 사회공헌 아이디어 공모전를 통해 선정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직원과 회사가 함께 사회공헌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