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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사무 지방이양 지원이 먼저

2017년 10월 20일 00:05 금요일
중앙정부가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국가사무를 지방으로 무분별하게 이양하고 있어 지자체 공무원들의 업무과중이 심하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과제인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정책에 따른 것인데, 책임만 주고 권한은 주지 않고 있어 문제다. 실제로 지난 2000년~2012년 지방정부로 1982건의 이양됐고, 이양 예정사무만 1119건에 이른다. 여기에 지방정부가 원하는 국사사무까지 넘겨줄 방침이어서 지자체 공무원들의 업무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상응하는 재정지원이나 인력충원은 계획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 공무원 1인이 담당하는 주민수는 249명이다. 전국 평균인 167명에 비해 82명이나 높은 수치이다. 지방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방으로 이양된 사무건수는 1967건으로 소요비용은 무려 2조455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단 한 푼의 재정지원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인원을 늘릴 수도 없다. 정부가 정한 '기준 인건비' 범위 내에서만 가능한 탓이다. 만약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인건비를 초과해 인력을 충원할 경우 다음 연도 교부금 삭감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경기도와 산하 지자체 간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도는 최근 국제물류주선업 등록 업무를 도내 지자체로 위임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데, 화성시 등 9개 시·군이 업무량 과다를 이유로 난색을 표명한다. 결국 키워드는 중앙정부의 재정·인력 지원이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있다.

중앙정부의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 노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지만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고 했듯이 정책을 실행하기 전 현실 가능성을 먼저 타진해야 한다. 아동수당과 기초연금도 마찬가지다. 야당의 주장에 따르면 신설되는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인상으로 인해 지방은 연간 2조원이 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부담은 지방이 떠안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아선 안 된다. 국가사무를 지방으로 넘기려면 먼저 지자체 공무원들의 업무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따져야 한다. 그래야 과도한 지방 공무원의 일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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