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 당국 "절차 벌이면 무역장벽 오해받을 수 있어 난감"
부산항에서 맹독성 붉은불개미 떼가 발견된데 이어 이번엔 부산항을 통해 의왕 컨테이너기지를 거쳐 안산의 한 회사로 운송된 컨테이너에서 살아있는 도마뱀이 발견됐다.

17일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안산의 한 업체로 운송된 컨테이너 안에서 어른 중지 크기의 살아있는 도마뱀이 발견됐다.

화주 측은 폐배터리를 실은 이 컨테이너가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에서 부산항을 통해 들어왔고, 철도로 의왕 컨테이너기지를 거쳐 화물차로 안산의 회사에 운송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폐배터리를 수입해 가공하고 있다.

해당 컨테이너를 운송한 트레일러 기사는 "의왕 컨테이너기지에서 화물을 싣고 안산 회사에 도착해 하역 작업을 하는데 도마뱀이 살아서 움직이는 게 발견됐다"라며 "수출되는 화물은 방역이 철저하게 진행되는데 수입 화물은 제대로 된 방역이나 검역 절차도 거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검역 당국은 공산품 컨테이너를 대상으로 검역 절차를 벌이는 것이 상대 국가에는 무역장벽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공산품 컨테이너에 대해서도 검역 절차를 벌이는 곳은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뿐이다"라며 "지난달 부산항 붉은불개미 발견으로 방역이 진행되면서 컨테이너 운송이 며칠 지연된 것만으로도 관계 부처에 엄청난 항의가 들어온 것으로 전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입 과정에서 유입되는 생물에 대해선 관계 부처와 합동 회의를 갖고 검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컨테이너 야적장 인근에서 붉은불개미가 국내 처음으로 발견돼 관계 당국이 긴급 방역을 한 바 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