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철 인하대 교수


북방협력은 러시아, 중국, 몽골, 중앙아시아 등과의 협력을 의미한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로서 한국과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았던 국가들과의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다. 


노태우 정부는 1990년에 한러수교와 한몽수교를 하였고, 1992년에 한중수교를 하여 북방협력시대를 열었다. 박근혜 정부는 한러간 민간인사증면제협정을 2013년 11월에 체결하였으며 2014년 1월부터 발효되어 유효한 여권을 소지한 양 국가의 시민은 관광이나 친지 방문을 위한 60일 이내 단순 단기 체류에 대하여 사증을 면제 받을 수 있다. 한중간 '외교관·관용·공무여권 사증면제협정'을 2014년 11월에 체결하였으며, 자유무역협정(FTA)을 2015년 12월에 발효시켰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와 9개의 다리를 놓겠다'고 선언하였으며, 9개의 다리는 가스관,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농업, 수산업, 일자리이다. 그런데 9개의 다리에 항공을 포함시켜서 10개의 다리를 놓았으면 좋겠다. 항공노선은 하늘에 고속도로를 놓는 것으로, 운영하고 있는 공항이 있으면 양국이 항공노선 신설에 합의하고 취항할 항공사를 선정하면, 다른 인프라에 비하여 신속하게 항공노선을 개설할 수 있다. 항공노선의 개설은 9개 다리의 선행적 성격이며, 비즈니스와 관광을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러시아는 중부(3800만명, 26.5%), 북서부(1400만명, 9.4%), 남부(1600만명, 11.1%), 북코카서스(900만명, 6.5%), 볼가(3000만명, 20.6%), 우랄(1200만명, 8.3%), 시베리아(1900만명, 13.3%), 극동(600만명, 4.3%)의 8개 지역으로 구분된다. 2014년 1월부터 한러간 민간인사증면제협정이 발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현재 항공여객이 10만명 이상인 러시아공항 78개 중에서 인천국제공항과 항공노선을 개설한 곳은 10개(중부 모스크바, 북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베리아 3개, 극동 5개)에 불과하며, 항공여객은 6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10개 항공노선 중에서 인적교류가 활발한 공항은 모스크바(항공여객 29만명), 블라디보스톡(항공여객 15만명)에 불과하고, 남부, 북코카서스, 볼가, 우랄의 4개 지역은 항공노선을 전혀 개설하고 있지 않다. 항공노선의 관점에서 한러 관계는 매우 빈약하다. 2017년 9월에 한유라시아경제연합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수준이므로, 한러협력은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한중간에는 2015년 12월에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시켰으나, 노무현 정부가 2006년에 체결한 항공자유화협정은 발효시키지 못하고 있다. 민간인사증면제협정도 체결하지 못하고 있고, 사드(THAAD, 고고도지역방어체계) 배치로 깊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 인천국제공항간 항공노선은 환발해(4개성시) 7개, 장강삼각주(3개성시) 9개, 주강삼각주(4개성) 7개, 동북3성 8개, 중부(6개성) 9개, 서남(5개성시) 4개, 서북(5개성) 3개, 내몽골 1개로 총48개를 개설하고 있다. 한중이 사드배치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이 항공여객 100만명 이상 처리하는 중국 공항 70개에 대해 모두 항공노선을 개설하여야 한다. 항공여객 100만명 미만 30만명 이상 중국 공항 57개 중에서 30여개도 항공노선을 개설하여야 한다. 그렇게 해서 항공자유화협정을 발효시켜야 하고, 민간인사증면제협정도 신중하게 체결하여야 한다.

한몽간에는 매우 친밀한 관계라고 양국이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2016년 7월에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였으며, 민간인사증면제협정 체결은 공론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몽골 울란바타르공항은 한국(인천, 부산, 청주), 중국 내몽골(후허하오터, 바오터, 에렌호트, 하이라얼, 만주리), 신장위구르 우루무치, 베이징, 톈진, 홍콩, 일본(토쿄, 오사카), 러시아(모스크바, 알타이주, 이루쿠츠크, 울란우데, 야쿠추크), 터어키 이스탄불, 키르키스탄 비쉬케, 태국 방콕, 독일(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등 몽골과 유목민적 유대를 갖고 있는 지역 대부분과 항공노선을 개설하고 있다. 한국(인천, 부산, 청주)은 중국 내몽골(후허하오터, 바오터, 에렌호트, 하이라얼, 만주리), 신장위구르 우루무치, 베이징, 톈진, 홍콩, 일본(토쿄, 오사카), 러시아(모스크바, 알타이주, 이루쿠츠크, 울란우데, 야쿠추크), 터어키 이스탄불, 키르키스탄 비쉬케, 태국 방콕, 독일(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등 몽골과 유목민적 유대를 갖고 있는 지역 대부분과 항공노선을 개설하고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 우주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중국 동북3성, 동부연안, 중서부의 주요 도시, 일본 지방도시 등과도 항공노선을 빠르게 개설할 것이다.

몽골이 개방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유목민의 인구유입이 증가하여 내수기반을 확대할 수 있으며, 유라시안 유목민의 항공물류허브로 기능할 수 있다. 몽골 울란바타르를 항공물류허브로 한 유라시안평원과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인천, 부산, 청주에 국한하지 말고, 대구, 무안, 제주 등도 신속히 몽골 울란바타르와 항공노선을 개설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