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사·칠백의총·도산서원 식재 … 신동근 "경외로 옮겨야"
민족의 혼이 서린 현충사·칠백의총·도산서원 경내에 일본 왕을 상징하는 금송이 심어져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금송은 도쿄 메이지 신사에도 식재될 만큼 일왕을 상징하는 수종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인천 서구을)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사적지 내 금송 현황'에 따르면, 현충사·칠백의총·도산서원 경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금송이 식재돼 있다.

충무공 영정이 모셔져 있는 현충사 옆에 위치한 금송은 1970년 12월 박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 했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이순신 장군의 후손과 시민단체는 현충사 내 금송을 경외로 이전해 달라며 문화재청에 진정서를 접수한 바 있다.

임진왜란 때 전사한 조선 의병 700인의 혼을 모시는 칠백의총에 자리한 금송은 1971년 4월 대한민국 예비군 창설 기념행사 후 박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 했다. 또, 퇴계 이황 선생이 후학을 가르쳤던 도산서원 경내에 위치한 금송도 박 전 대통령이 1970년대 당시 기념식수 했지만 1972년 고사해 이듬해 안동시에서 동일 수종으로 재식했다.

이와 관련, 2000년 이후 문화재위원회는 금송 이전에 관한 안건을 세 차례 심의했으나 역사성과 시대성을 근거로 존치를 결정했다.

신 의원은 "금송은 단순한 나무로만 여기기에는 상징성이 강하다"며 "일본 일왕을 상징하는 금송이 민족의 역사가 담긴 사적지 경내에 있는 것은 선조들 앞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역사의 상징성과 당시 선조들의 시대상황을 고려한다면 금송을 경외로 이전하는 게 역사성과 시대성의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