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위 "문구 부담"
한국당 "무시하면 된다"
각 상임위별 1시간 공방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노트북에 '문재인 정부 무능심판' 문구를 붙여 놓았다. /연합뉴스
국정감사 3일차인 16일 여야는 자유한국당이 '문구 시위'에 나서면서 각 상임위별로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감장 자신의 좌석 노트북 전면에 '문재인 정부 무능심판'이라고 적힌 문구를 붙이는 시위를 펼쳤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국감을 정쟁화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한국감정원, 주택도시보증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등 7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의 본격 질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한국당의 '문구 시위'로 여야간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학생으로 치자면 저희들은 중간고사도 안 본 입장인데 (한국당의) 문구가 좀 원활하게 상임위 진행하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국당 이헌승 의원이 "여당이 야당 시절에는 이것보다 더한 문구도 많이 붙였다. 이 문구 갖고 감사 진행을 못 한다고 하면 뭔가 찔리는 것이 있느냐.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면 된다"며 맞불을 놨다.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도 한국당 의원들의 이 같은 시위로 여야 공방이 벌어지면서 30여분간 공전하는 파행을 겪었다. 여야간 공방이 지속되면서 정무위 국감은 1시간 만에 한차례 정회했다. 이후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 무능심판' 문구를 붙인 노트북을 덮는 선에서 여야 간 의견 조율이 이뤄져 국감은 10분 뒤에 재개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도 같은 상황이 전개됐다. 여야는 한국당의 문구 시위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다 1시간 만에 정회했고, 한국당은 시위를 철회하지 않은 상태로 20여분 만에 국감을 재개했다.

보건복지위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이 PC 전면에 게시한 문구를 두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 1시간여 공방이 오가면서 본질의 시작이 지연됐다. 기재위에서는 한국당 의원들이 똑같은 문구를 노트북 전면에 부착한 채 국감에 임했으나 여당 의원들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곧장 본 질의를 시작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