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범죄수익 500억 추정
운영진 14명 구속·46명 입건
유흥업소 종업원 출신의 부부가 운영하는 1조원대 규모의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가 경찰에 적발돼 폐쇄 조치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및 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불법 도박사이트 총책 A(40)씨와 부인 B(34)씨 등 운영진 총 14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조직원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 등은 2010년부터 지난달까지 일본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와 바카라 사이트 등을 개설해 국내·중국·필리핀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며 회원 약 6000명으로부터 도박자금 약 1조원을 입금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얻은 범죄이익은 약 500억원으로 추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처음에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업체 출신의 친구와 가족을 끌어들여 국내에서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다가 규모가 커지자 해외에 사무실을 두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는 아예 해외에서 활동하는 사이트 운영팀, 국내에서 활동하는 홍보팀, 자금관리팀 등으로 조직화했다. 인터넷으로 스포츠경기 중계까지 하며 회원 수를 크게 늘렸다.

A씨의 가족이 핵심 역할을 맡아 A씨의 지휘 아래 조직원들을 관리했다.

이 기간 벌어들인 돈으로 A씨 부부는 강남지역에 사우나를 운영하고 수도권 신도시의 상가와 아파트 등을 매입하고 고가의 수입차량을 샀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호화생활도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

경찰은 필리핀에 머물다가 잠시 귀국한 A씨 가족을 먼저 검거하고, 국내에서 활동하던 홍보팀, 대포통장 모집책 등을 차례로 검거했다.

A씨는 지난달 6일 강원지역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운영하던 도박사이트를 폐쇄 조치하고 집에 있던 현금 5억원과 명품 가방, 귀금속 등 금품 1억원어치를 압수했다.

또 부동산과 예금 등 28억원의 재산에 대해 몰수보전을 신청했다.

/의정부=강상준 기자 sjkang1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