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용 '딴뜨라' 대표 애월에 분점…"흉내낼 수 없는 음악카페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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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포동 거리 한 눈에 봐도 연륜이 느껴지는 벽돌건물에 빨간 캐노피로 시선을 사로잡는 가게가 있다.

나무문을 열면 그 틈을 통해 새어나오는 붉은 조명은 그 아우라를 배가시킨다. 불혹을 앞둔 인천의 자랑 LP펍 '딴뜨라'가 다음달 말 바다 건너 제주에도 뿌리를 내린다. "인천을 시작으로 제주도와 부산에 딴뜨라를 내는 게 목표인 데 이제 그 첫 걸음을 뗀 거죠." 24년째 딴뜨라를 운영하고 있는 김국용(55) 대표가 벅찬 표정으로 말했다.

지난해 우연히 일 때문에 제주에서 며칠 묵게 된 김 대표는 애월의 풍경과 해안도로에 흠뻑 빠졌다. 이쯤 되면 지는 노을을 친구 삼아 맥주 한 잔할 분위기 좋은 곳으로 가야할 타이밍인데 근처에 들어갈 만한 곳이 없어 아쉬웠다.

김 대표는 "인천의 딴뜨라가 여기에도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참에 이 근처 호텔을 건설 중인 관계자와 뜻이 맞아 딴뜨라를 개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30년이 넘는 전통 있는 LP펍이라는 점과 인천에서 문화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라며 높게 평가한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돈 보단 제주에도 '인천의 딴뜨라 음악과 문화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음악 선곡, 사운드 그리고 딴뜨라만의 분위기까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가게로 신경 써서 만들고 있습니다."

24년 전 손님으로 와 마음을 뺏겨 지금까지 가게를 돌보고 있는 김 대표. 세월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일도 많다. "저기 배 사진 보이시죠?"

10여년 전 쯤 인천에 온 미국 해양경비대(Cost gurad) 대원 30여명이 우연히 가게에 들렀다가 분위기에 놀라 일주일 내내 왔던 일을 소개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타는 선박 사진에 사인하고 그들의 상징인 배지와 모자를 선물로 건넸다. 그는 "'이곳은 음악으로 미국과 교류하는 명예 코스트가드'라고 하더라"라며 "그 뒤로 더욱더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힘든 일도 숱하게 많았지만 음악을 사랑하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딴뜨라를 사랑해주신 손님들께도 베푼다는 마음으로 역사를 써 나가겠습니다." '국내 가장 오래된 음악카페 100년의 역사를 만들겠습니다. Since 1979' 입구에 붙어있는 안내판이 유난히도 돋보였다.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