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자본으로 건설된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운영업체가 매년 수천억원의 '배당 잔치'를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사회기반시설을 손쉽게 민간자본에 의지해 확충해 나가려는 '민자 만능'의 폐해가 속속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도로 건설에 자본을 투자한 주주들의 배를 불리느라 국민들은 일반 고속도로보다 훨씬 비싼 통행료를 물어 온 셈이 된다. 여기에다 이 업체는 해마다 정부로부터 MRG(최소운영수입보장) 등의 명목으로 1000억원에 육박하는 보조금을 받아왔다.

이건 누가 봐도 불공정한 계약이다. 인천공항 개항 당시의 다급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도를 넘어서 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운영하는 ㈜신공항하이웨이는 지난 2년 동안 주주들에게 35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도로는 재정투자로 건설된 고속도로에 비해 2.3배의 통행료를 받고 있다.
북인천IC에서 인천공항까지 3200원을, 청라IC에서 김포공항까지 2500원 을 내야 할 정도이다. 게다가 이 업체는 최소운영수익보장을 위해 지난 2년간 1913억원의 국고보조금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두가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신공항하이웨이는 지난 2년간 주주들에게 현금배당 2300억원과 중간배당 1200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2016년 말 기준 전체 자산의 38%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전체 자본금 760억원의 4.6배에 이르는 규모이다. 올해 3월 지급한 현금배당은 1주 당 8548원이다.
국내 증시의 최우량주인 현대자동차 올해 배당(4000원)의 2배가 넘는다. 배당 잔치는 막대한 수익때문에 가능했다. 이 회사는 2015년 982억원, 2016년 97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고보조금만 2015년 1032억원, 2016년 881억원이었다.

이대로 가면 국고보조금과 국민들의 호주머니돈으로 벌어지는 배당 잔치가 계속되게 된다. 정부 당국과 담당 공무원들은 계약 내용만 내세워 남의 일처럼 생각할 일이 아니다.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SOC 민자 만능'이 국가경제의 자원배분을 왜곡시키고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