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수원에는 시내 한복판에 옛 정취를 품고 있는 풍경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우리나라 성곽문화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수원화성과 그 주변을 둘러싼 낮은 건물들, 전통문화의 명맥을 이어가려는 상점들이 오순도순 모여 세련된 멋과 오래된 추억을 동시에 선사한다.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의 효심과 부국강병의 원대한 꿈으로 축성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들도 만끽할 수 있다. 수원의 대표적인 전통문화관광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도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려 많은 방문객이 찾을 예정이다. 문화제에선 정조대왕 능행차를 필두로 혜경궁 홍씨 진찬연 등의 재현행사, 그리고 수원천에서 아름답게 펼쳐지는 수원사랑등불축제까지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행사가 진행돼 국내외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자 한다. 과거와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문화예술의 고장 수원에서 각종 먹을거리, 볼거리 등을 마음껏 즐겨보자.


수원화성문화제 22~24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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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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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수원시

조선시대의 모습을 생생히 체험해볼 수 있는 수원화성문화제는 2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2~24일 본격적인 막을 연다. 먼저 화성행궁과 수원천, 연무대 등 수원화성 일원에서 공연자·시민·관광객이 함께하는 '가(歌), 무(舞), 악(樂), 희(戱)' 프로그램 등이 펼쳐진다. 또 조선시대에 펼쳐졌던 화려한 궁중연회의 정수,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준비했던 회갑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대표 프로그램도 꾸려진다. 군사요새 화성을 위해 정조대왕이 수원지역 무사들을 등용하고자 거행했던 박진감 넘치는 무과시험을 재현하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있어 방문객들은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 날에는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록된 장용영 군사의 야조(夜操)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연한 무예 브랜드 공연도 제공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성곽문화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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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수원시

문화제가 진행되는 기간이 아니어도 수원화성에선 항시 문화적·교육적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수원화성은 18세기 전 세계 군사건축물의 모범이자 조선시대 성곽문화의 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단순한 성곽이 아닌 도시 전체이기도 하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으며 2016년 1월 수원화성 일대 약 1.83㎢가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화성의 4대문으로 불리는 장안문(북문), 팔달문(남문), 창룡문(동문), 화서문(서문)을 둘러보고 비상 시 군사들이 이용했던 5개의 암문과 물이 지나는 물인 북수문, 남수문 등을 지나면 구석구석 수원의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특히 화성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장안문은 치밀하게 설계된 군사 시설로, 바깥에 반원형 모양의 성벽인 옹성이 세워져 있다. 옹성 출입문 위에는 적군이 문제 불을 지를 경우에 대비해 물을 저장해놓은 5개의 커다란 구멍 '오성지'가 있다. 1794년(정조 18년)에 짓기 시작해 2년 6개월 만에 완공한 수원화성은 당대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능력과 기술을 집약시킨 것으로 세계 최초의 계획된 신도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곳곳에는 4대문을 알리는 표지판도 있어 찾아가는 데 그리 어렵지 않고, 성벽을 따라 성을 돌아보면서 낮은 담장 등을 살피면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일명 화성장대인 서장대 역시 수원화성에서 가장 높은 팔달산 정상에 위치해 있어 찾기 좋다. 이곳은 수원화성의 총지휘본부로, 성안을 한 눈에 훤히 볼 수 있고 100리 내의 모든 동정을 살필 수 있다. 2층 누각으로 지어져 독특한 외양을 갖추고 있다.

화홍문 동쪽 높은 벼랑 위에 세워진 정자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도 한국의 건축미와 정자문화를 맘껏 뽐내고 있다. 동북각루라고도 불리는 방화수류정은 전시에 적군 감시와 방어 기능을 갖췄으나, 평시에는 휴식공간으로 쓰였다. 경치가 빼어나기로 유명한 방화수류정은 인공 연못과 수양버들이 어우러져 풍경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고, 아치가 돋보이는 북수문도 볼 수 있어 한 번쯤 찾으면 좋다.

화성을 관람할 땐 '서노대→화서문, 서북공심돈→장안문, 북동적대→화홍문(북수문)→동북각루(방화수류정)→동암문→동북공심돈→동북노대→창룡문→동포루→봉돈→동남각루→팔달문→서남각루→화성 행궁' 순서를 참고하면 된다.


관광열차 '화성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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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수원시

조금 더 편하면 수원을 둘러보고 싶다면 관광열차인 '화성어차'를 이용할 수 있다.

화성어차는 순종황제가 타던 자동차와 조선시대 국왕이 탔던 가마를 모티브로 해 새롭게 탈바꿈한 관광열차로, 연무대와 화홍문, 화서문, 팔달산, 화성행궁, 팔달문, 수원화성박물관 등을 순환한다. 기존 팔달산 성신사와 창룡문 연무대 사이를 오가던 '화성열차'를 수원화성행궁, 지동시장 등 도심 일반도로까지 코스로 포함하면서 '화성어차'로 바꿨다. 운행노선 단순 왕복형에서 관광거점을 도는 순환형으로 전환해 화성 관광의 재미를 더했다는 설명이다.

어차는 동력차 1량, 객차 3량 등 4량이며, 주행속도는 시속 15km, 승차정원은 44명이다. 좌석마다 난방시트 열선과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수원화성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이어폰 잭을 설치해 외국인도 즐겁게 탑승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로 매 30분마다 총 12회 운행한다. 단, 점심시간인 오후 12시~12시 30분은 제외다.

이용요금이나 관광코스 등은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http://www.swcf.or.kr)에서 확인할 수 있고, 문의 및 안내는 연무대 화성어차 매표소(☎031-228-4686) 또는 화성행궁 화성어차 매표소(☎031-228-4683)에서 가능하다.


'플라잉 수원'-하늘한서 화성을 한눈에 

수원화성을 하늘에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방법도 있다.

수원시가 지난해 8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헬륨기구 '플라잉 수원'은 또 하나의 관광상품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플라잉 수원은 높이 32m, 폭 22m 크기에 최대 20명을 수용할 수 있고 창룡문 주차장에서 이륙해 최고 150m 상공까지 올라간다. 관람 시간은 상·하강 총 20여 분으로, 하늘에 오르면 수원화성의 윤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특히 시는 10월 31일까지 플라잉 수원 운행 시간을 연장해 저녁 10시까지 운영, 밤에도 화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플라잉 수원은 연중무휴로 운영되지만 비가 오거나 바람 속도가 13m/분 이상이면 운행되지 않는다. 요금은 성인 1만8천 원, 청소년 1만7천 원, 어린이 1만5천 원이며 수원시민은 연령에 관계없이 1만2천 원에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수원시와 친구를 맺은 후 수원시 카톡이 보낸 '통큰 이벤트 메시지'를 제시하면 평일에 한해 이용요금을 2천 원 할인받을 수 있다.


/정재수 기자 jjs388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