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연수구청장
지난 2012년 6월. 필자가 인천시의원으로 활동하던 때다. 당시 인천시의회가 떠들썩했다. 바로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을 위한 개발계획 수립 용역 발주 때문이었다. 사업비가 워낙 큰 탓에 각종 논란에 시달렸지만, 송도국제도시의 장기적인 발전 등을 위해선 꼭 필요하다는 이유가 반영돼 결국 통과됐다.
물론 필자는 이 사업에 찬성하며 힘을 실어줬다. 비록 다른 정당 소속인 송영길 인천시장이 추진한 사업이지만, 이로 인해 송도국제도시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같은 수변 도시로 탈바꿈해 진정한 해양 및 관광도시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천을, 연수구를, 그리고 송도국제도시를 발전시키겠다는 데 여야가 어디 있나. 일부 동료의원들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소신 있게 워터프런트 사업에 찬성표를 기꺼이 던졌다. 당연히 송영길 시장의 약속, 그리고 인천시의 그 약속을 믿었다. 물론 필자뿐만 아니라 송도를 비롯한 연수구 주민 모두 이 워터프론트 사업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컸다.

워터프런트는 오는 2027년까지 송도국제도시에 바닷물이 순환하는 'ㅁ'자 수로를 개설하고, 송도 총면적(53.45㎢)의 약 11%에 해당하는 6.04㎢ 면적의 수변공간을 3단계에 걸쳐 조성하는 사업이다. 수로폭은 40~400m이고, 수로길이는 총 16㎞에 달한다. 1~3단계 예상 사업비는 총 6천862억 원이다.

워터프런트 사업의 기본 방향은 송도 3개 수로를 연결해 각각 특색 있는 수변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송도 북쪽에 있는 북측 수로는 도시생활 밀착형 수변공간으로 만든다. 인공섬, 산책로, MTB(산악자전거) 공원 등을 연결한다. 송도 서쪽 6·8공구 수로는 송도의 상징이 되는 중심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해안과 스트리트몰, 그리고 마리나 등이 연계된다. 송도 남쪽 남측 수로는 해양문화·레저체험공간을 콘셉트로 하고 전망대·선착장·교량·수문 등을 연결해 각종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특히 워터프런트 사업이 꼭 필요한 이유는 현재 호수나 수로에 고여 있는 물에서 나는 악취 등으로 인해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해소되는 탓이다. 워터프론트 사업이 마무리되면 송도의 수로와 호수가 연결되고 물이 순환돼 자연스레 악취 등은 사라지고 물이 맑아져, 천혜의 환경이 도시와 함께 어우러진다.

하지만 이 사업이 지금처럼 추진돼서는 안 된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당초 계획한 순환형 'ㅁ'자형이 아닌 'ㄷ'자형 추진계획을 위주로 용역을 진행 중이다. 11공구 사업을 빼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당초 목적인 송도의 수로와 호수가 모두 연결되지 않아 물이 순환되지 않는다. 즉 악취 등의 주민 불편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결국 워터프론트의 근본취지가 훼손되는 셈이다.

지난해 정부합동감사에서 11공구 사업비가 누락됐다며 기존 타당성조사를 재검토하라고 지적됐다고, 무턱대고 11공구 사업을 빼면 안 된다. 11공구 수로조성비용까지 총사업비에 포함한 뒤, 전체 워터프런트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것은 당연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몫이다.
게다가 인천시에도 책임이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사업이라고 팔짱을 끼고 바라만 보고 있으면 안 된다.
자칫 7000억원에 육박하는 혈세가 투입되는 워터프론트 사업이 반쪽짜리로 전락해 북측수로 수질개선만 하게 생긴 만큼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워터프런트 사업은 단순히 송도 주민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송도를 시작으로 인천 서측 바닷가와 소래포구까지 무궁무진한 확장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다. 전임 송 시장이 추진했고 주민들과 약속했던 사항이다. 그 약속의 책임은 인천시가 져야 한다. 행정의 연속성은 곧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신뢰이다. 게다가 이미 워터프론트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많이 지연됐다.
이제라도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워터프런트 개발 사업을 하루 빨리 본궤도에 올려야 한다. 당연히 당초 계획인 'ㅁ'자형으로 추진해야 한다.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은 인천시와 인천시민과의 약속이다. 반드시 지켜져야 할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