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문 시체육회 이사 "법적 다툼 길어지면 안돼"…회장 선거 무효소송 취하 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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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문 인천시체육회 이사
지난해 6월28일 치러진 통합 인천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무효라는 판결(인천일보 8월29·30일자 17면)을 이끌어내며 최근 인천 축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변종문(53) 인천시체육회 이사가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결단을 내렸다.

변종문 이사는 11일 인천시체육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내가 소송에서 이겼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법적 다툼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인천 축구계와 축구인들만 피해를 본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쉽지 않았지만 결국 다 내려놓기로 결심했고, 소송도 취하하겠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8월25일 법원 판결 이후 약 6주가 지난 시점까지 장고를 거듭하던 변 이사의 선택은 '양보'였다. 그는 "지난해 6월 선거 이후 1심 결론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그런데 상대는 항소를 했다. 그런데 내가 계속 싸운다면 앞으로 또 1년 이상 훌쩍 시간이 흘러갈 것이다. 축구협회 행정은 계속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 등 인천 축구계 전체가 떠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축구계를 사랑하는, 그래서 지금의 현실을 걱정하는 마음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이라는 설명.
변 이사가 이처럼 소송 취하할 뜻을 밝히면서 그동안 법적 다툼을 이유로 미뤄져 온 인천축구협회 임원 인준 및 체육회의 지원금 지급 등의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이어 "승소 이후 소송 상대인 정태준 인천축구협회장과 몇차례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내가 결심을 굳힌 이후에는 정 회장에게 '내 몫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응원하겠다'고도 했다. 이제 난 2선으로 물러나 묵묵히 인천 축구 발전을 돕는 역할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태준 회장은 "고맙게 생각한다. 변 이사에게 약속한 것처럼 꼭 인천축구협회를 전국 17개 시·도축구협회 중 최고의 협회로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변 이사는 인천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이후 꾸준하게 각종 지원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1985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생산관리직으로 입사해 1996년 퇴사한 뒤 1997년부터 쉐보레(당시 GM대우) 북주안 대표를 맡아 활동하던 중 "운동을 하는 대부분 학생들이 열악한 가정환경인 것 같아 조금이나마 돕고자"하는 뜻에서 2009년 체육계에 발을 들인다.

당시 인천축구협회 이사를 맡는 그는 당장 그 이듬해부터 인천대와 인천남고, 인천부평동중 축구부를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당시에는 사비로 차 5대를 빌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지원했고, 자원봉사자들에게 충전기 2000개를 나눠주는 선행을 베풀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천시체육회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차 한 대를 경품으로 내놨다. 그가 내놓은 차는 올해 말 체육회 내부 절차를 통해 뽑힌 모범 직원에게 돌아간다.

변 이사의 왕성한 기부 활동은 체육계 밖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그동안 양로원 봉사활동, 고아원 쌀 기탁, 장학금 전달 등 지속적인 기부 활동을 해오다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고자 지난해 12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