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사업조정·계획안 단독 입수
SLC, 두 차례 층수 조정 제안에
경제청, 건설시 공실 우려 시사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6·8공구 151층 인천타워를 먼저 포기한 정황이 드러났다.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의 핵심이 인천타워 건립이었던 점에 비춰 파장이 예상된다.

9일 인천일보가 단독 입수한 2010~2011년도 인천경제청·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의 사업조정(안)과 2013년 인천경제청이 만든 사업계획 조정(안) 내부문서엔 이같은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SLC는 2010년 8월30일 151층 인천타워 층수를 102층으로 낮추는 내용의 사업조정안을 제시했다. 인천타워 건립에 들어가는 사업비를 3조5000억 원에서 2조원으로 줄이고, 공사기간도 72개월에서 60개월로 조정하겠다는 제안이었다.

당시 SLC 측은 구체적으로 투자유치 용지 확보 계획을 제시하지 못할 때였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같은 해 12월17일 '상징성이 있는 랜드마크 타워'면 된다며 '인천타워는 특정 층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SLC는 이듬해 1월24일 인천타워 층수 조정과 관련해 '초고층 중심'이란 애매한 문구를 넣은 채 '인천타워 부지를 랜드마크로 개발한다'는 내용을 담아 다시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후 인천경제청이 2013년 5월 작성한 사업계획 조정(안)엔 인천타워 포기를 암시하는 문구가 담겼다.
이 문서를 보면 '국내외 다수가 초고층 타워를 건설해 인천타워의 경쟁력이 부족하다. 임차인(테넌트) 유치없이 초고층 타워를 지으면 대규모 공실이 우려된다'고 적혀 있다. 사실상 이 시기에 151층 인천타워를 포기한 셈이다.

이한구(무·계양구4) 인천시의회 의원은 "SLC가 당초 약속한 151층 인천타워를 짓지 않고 되레 102층으로 낮췄는데도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며 "151층 인천타워 건설을 먼저 포기한 채 이들이 빠져나갈 명분만 줬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송도 6·8공구 개발이익 환수 조사특별위원회 자리에서 SLC 관계자는 "151층 인천타워는 우리가 포기하지 않았다. 층수를 낮추는 내용의 계획 변경은 송영길 (당시)인천시장이 먼저 제안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2010년 8월 회의록에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SLC 측이 부동산 침체 탓에 인천타워를 짓지 못했다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뒤집는 발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내부문서가 확인된 것이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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