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후 이혼사례 속출 … 배우자 말 경청해야"

상담소 누구에게나 문 열려 … 내달 부부캠프도

"부부 싸움 푸는 방법이요? 따뜻한 말 한마디면 해결할 수 있어요."

길고 긴 추석 연휴가 끝났다. 연휴 기간 자녀와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은 부부가 있는 반면 배우자에 대해 평소 쌓였던 불만 등이 폭발하면서 최악의 경우 이혼으로 치닫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위기 부부들의 관계를 원상태로 회복시켜주는 '마음치유 전문가'가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인천지부 부설 가정폭력상담소를 이끄는 조미혜(55) 소장이다.

조 소장은 9일 "추석 전부터 상담 신청이 많이 들어왔다"며 "하루에 평소보다 50% 더 많은 상담을 처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담을 해보면 대부분 여성들이 '예기불안'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과거 명절 때 남편과 싸웠던 기억 탓에 명절이 다가오면 다시금 걱정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대화가 곱게 오가지 않게 돼 부부 싸움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명절 부부 싸움의 원인은 '시댁과 비교해 처가를 차별하는 것 같아서', '시댁에서 자신은 일하는데 남편은 쉬기만 해서', '시어머니가 남편만 챙기고 자신은 파출부 대하듯 해서' 등이 주를 이룬다고 조 소장은 설명했다.

상담소를 찾지 않고서도 부부 관계를 회복하는 법도 소개했다.

그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진심 어린 '따뜻한 말'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며 "배우자의 마음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며 먼저 들어줘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때는 비판이 아니라 '나의 마음은 어땠다'며 말하는 게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따뜻한 말 한마디에 오랫동안 쌓인 갈등도 단번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말엔 그런 힘이 있다"며 "대화 방식이나 마음 전달 방법이 부부 간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가정폭력상담소의 문턱이 낮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조 소장은 "가정폭력이란 명칭 때문에 형사사건 관련자만 상담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상담을 통해 부부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분들이면 누구나 상담소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고 안내했다.
상담소는 내달 11~12일과 24~25일 각각 1박2일 일정으로 '행복한 부부 캠프'를 진행한다. 032-865-1120

/글·사진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