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화 ㈜보경특수 대표이사, 중학생 축구팀 창단
회비외 추가비용 회사 지원…"촌지 관행 없애겠다"
"돈 때문에 꿈이 흔들리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었습니다."

오는 11월, 인천 서구에 위치한 유류수송전문업체 ㈜보경특수가 중학생 선수들로 구성된 축구팀 '보경FC U-15'를 창단한다. 이 팀 한 달 회비는 30~40만원 정도. 유니폼이나 야간 훈련비와 같은 추가 비용은 보경특수에서 전액 지원한다. 최근 학원 축구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클럽 축구를 보면, 매달 선수들이 내는 돈이 100만원을 웃도는 일도 다반사다.

보경특수 서석화 대표이사(38)는 "언제부터인지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인재 육성이 수익사업으로 변질됐다"며 "보경FC U-15 감독·코치들은 선수 회비가 아닌, 회사 직원으로서 월급을 받으며 선수들과 끈끈한 사제지간을 맺고 운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석화 대표이사 학창시절 꿈 역시 프로 축구 선수였다. 인천 부평초, 부평동중, 부평고를 거치며 나름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부모님 사업 실패로 평생 해왔던 축구를 그만둬야 했다.
"이후 작은어머니와 함께 살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탱크로리 한 대로 시작해 지금의 보경특수를 일궜어도 축구에 대한 미련과 사랑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보경특수 직원 30명 가운데 절반은 경제적으로나 부상 등 사정으로 축구를 관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축구를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면 취업에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둔 후배들이 있다면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경특수의 학원 축구 시작은 오는 11월 보경FC U-15지만 초등학교, 고등학교까지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석화 대표이사는 "기존 선수 기용을 놓고 감독과 학부모 사이 구축됐던 촌지 등 관행을 없애고, 대신 투명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내년부터는 저소득 가정이나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학생 중 축구에 재능이 있는 선수를 선발해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