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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환 칼럼] 인천은 '뜨는 도시'인가 '지는 도시'인가

논설위원

2017년 09월 26일 00:05 화요일
벌써 10여년이 흘렀다. 2008년 어느 초겨울날 송도의 대우자판 부지에서 성대한 기공식이 열렸다. 인천에 '파라마운트 무비파크 코리아'를 짓는 사업이었다. 이 날 인천시민들은 할리우드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에서 느꼈던 재미와 감동을 생각하며 '인천판 디즈니랜드'를 꿈꾸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밀려 50만㎡에 이르는 부지는 다시 황무지로 되돌려졌다.

이 부지에 다시 인천 관광의 랜드마크를 세워 올리려는 사업이 시작됐다. '부영 송도테마파크'이다. '예술의 숲'을 콘셉트로 한 이 사업은 크게 놀이·체험시설의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퍼블릭파크(문화·휴양시설)로 짜여졌다. 워터파크는 인천앞바다를 콘셉트로 한 '두무진 마린시티'와 야외 스파존 '월미 도크'로 구성된다.

송도테마파크의 목표는 인천의 역사와 문화, 지역적 특성을 담은 수도권 최고의 명품 관광·레저 단지다. 2500만 수도권 시장에다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까지 흡수, 용인 에버랜드를 능가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의 그늘에 가려져 '당일치기'에 머무는 인천 관광의 한계를 벗어날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사업도 시작부터 순탄치가 않다. 삽도 뜨기 전 지역 일각의 발목잡기부터 시작돼서다. "폐기물이 묻혀 있고 토양이 오염돼 있다" "앞으로 5년간은 시작도 어려울 것" 등등. 누구를, 무엇을 위한 부정(不定) 일변도인지 납득이 안된다. 테마파크 부지를 그냥 빈 터로 버려두는 것이 인천을 위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 사업을 주저 앉혀 취할 또 다른 사익(私益)이라도 있는 건지.

도시 경쟁력 시대의 도시는 두 종류로 나뉘어진다. 기업이 들어오는 도시와 기업이 빠져 나가는 도시.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이를 '뜨는 도시'와 '지는 도시'로 나눈 보고서를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평택은 이전 3.0%이던 실업률이 1.8%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이천은 소상공인 점포수가 라인 증설 이전보다 5000개 더 늘었다. 기업 유치와 관련한 1단짜리 뉴스가 눈길을 끈다. 산골 오지인 경남 거창군이 승강기전문농공단지를 조성했다. 최근 한 승강기 부품업체가 상시고용 40여명의 공장을 지었다. 군수가 찾아가 "투자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했다는 내용이다.

관광객이 들어오는 도시와 관광객이 빠져 나가는 도시의 분류도 가능하다. '관광으로 뜨는 도시'는 부산과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이들 도시들이 관광에 기울이는 노력은 '파격적'이다. 그럼 인천은 '뜨는 도시'인가 '지는 도시'인가. 인천은 그 동안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이점에 많이 기대왔다.

유명무실한 전국의 다른 경제자유구역들과는 달리 인천은 기업유치에도 성공한 편이다. 인천은 그런 기업들에 대해 거창군수의 반 만큼이라도 환대한 적이 있었던가.

다시 송도테마파크로 돌아가자. 폐기물이 묻혀 있고 오염돼 있으면 법규에 맞춰 처리하면 된다. 그 때 잘 지켜보면 된다. 인천이 본래 매립지에 형성된 도시가 아닌가. 대한민국의 환경처리 기술은 중국의 산업스파이들이 눈독을 들일 정도다. 부영이 어디 다른 곳에서 폐기물을 가져 와 몰래 묻기라도 했다면 발목이 잡혀도 싸다. 정경(政經)·관경(官經)유착이나 부당한 특혜가 그냥 넘어갈 시대도 이미 지나지 않았는가.

더 큰 문제는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다. 송도테마파크는 건설단계에서 5800명, 운영단계에서 3만7000명의 고용유발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그 반에 반만해도 엄청난 규모의 청년 특화 일자리들이다. 취업 절벽에 선 청년들은 '이생망(어차피 이 생은 망했다)'이라 울부짖는다. 절망의 청년들에게 돌아가야 할 일자리를 우리 어른들이 걷어차고 있지는 않은지…

경주 최부자댁같은 명문가들은 '찾아오는 과객들에 박절하지 말라'고 했다. 자손들의 발복(發福)을 기리는 마음에서라고 한다. 기업이든 사람이든 인천을 찾아오는 이들을 박절하게 대해 우리 후손들의 복을 줄일까 걱정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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