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훈·장지은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단순히 숨만 내쉬어도 폐암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검사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사진) 교수, 장지은 박사 연구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대식 박사 연구팀과 '호기가스 폐암 진단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호기가스는 내쉬는 호흡인 날숨을 의미한다. 이 검사법은 폐 속의 암세포가 만들어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센서가 채취하고 분석해 폐암 진단을 돕는다.

연구팀은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의 날숨을 채취하고, 이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전자 코(Electronic nose)에 내장된 센서로 날숨의 주성분을 데이터화해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전 폐암 환자의 날숨은 75%의 정확도로 건강한 성인의 날숨과 구별됐고, 수술을 받은 후에는 점차 정상인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즉 수술로 암 조직이 제거되면 암세포가 발생시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정상인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뜻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암세포가 발생시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날숨에 얼마나 포함됐는지를 확인하면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상훈 교수는 "현재 폐암 진단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X선이나 CT 등 영상검사는 방사선 노출과 높은 비용, 조영제 부작용 등의 부담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인체에 해가 없이 호흡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폐암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검사법을 발견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검사법이 임상에 즉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정확도를 높이고 더 많은 환자에서 유용성을 입증하는 등 후속 연구가 시행될 경우 실제 폐암 검사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센서 앤 액츄에이트'(Sensors & Actuators; B. Chemical) 최근호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