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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고전 이야기] 국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정책 모색을

문승용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초빙연구원  

2017년 09월 26일 00:05 화요일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내년에 3만달러 문턱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이면서 인구가 5000만명 이상인 나라들을 일컬어서 30-50클럽이라고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현재 5~6개국만이 이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내년이면 30-50클럽에서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고 하니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가 우리 돈으로는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우리 식구는 과연 그만큼 돈을 벌고 있는 것인지 알아보려고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다. 우리 집 식구가 5명이니 5명×3만달러×1100원=1억6500만원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 집 소득이 우리나라 평균 소득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 좀 의아했다. 나 정도라면 우리나라에서 중간치의 삶은 살고 있다고 여겼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그 동안 내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의 평균을 까먹고 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나와 내 가족이 벌지 못하고 있는 1인당 평균소득의 나머지 돈은 도대체 누가 다 벌어 가고 있는 것일까? 국민소득 수치 이면에는 수치상 어떤 오묘한 숫자놀음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것도 아니라면 오늘날 우리나라 1인당 평균 소득은 우리나라에서 가진 이와 가지지 못한 이의 불평등이 점점 심화되어 간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논어』 계씨(季氏)편에는 나라의 높은 관직을 맡게 된 공자의 제자 염구가 부국강병을 빌미로 무리하게 나라를 확장하려는 것을 경계하여 나라 다스리는 이의 도리에 대하여 일깨우는 대목이 있다. 공자는 "나라에 백성이 적은 것을 근심하지 말고 백성들의 삶이 고르지 않을까 근심하며 백성들이 가난해지는 것을 근심하지 말고 백성들이 편안하지 않을까를 근심해야 한다.(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라고 하였다.

이처럼 공자는 위정자가 나라 백성들이 가난하게 되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누구나 고르고 평안한 삶을 살게 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이 온 세상 사람들이 두루 번영하여 평화로운 상태가 되게 하여야 한다는 대동(大同)사상의 요점이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어떤 일이 마음에 들지 아니하여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을 '불평(不平)하다'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사안이 '고르지 않다[不平]'는 것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정치라는 것은 모든 백성들이 고르게 잘 먹고 살게 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것이 사회를 바르게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로서 정의(正義)라고 여겼다. 정의(正義)의 '옳을 의(義)'자를 풀어보면 양(羊)자와 도끼 같은 병기를 의미하는 我(아)자가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즉, '옳다'는 것은 양고기를 병기에 꼽아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의례(儀禮)라는 의미와 제사가 끝나면 양고기를 백성들에게 고르게 나누어 주는 것이 정의라는 의미로 확대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평균 수치만을 가지고 우리가 이처럼 잘 살게 되었다는 것만을 내세울 게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국민들이 고르게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평'이 국민들 사이에서 더욱 깊어지면 이것이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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