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 예산에도 미편성
인천 무의도를 국립 자연휴양림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이 15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인천·서울에 자연휴양림이 하나도 없고, 인천국제공항과 가깝다는 점에서 무의도가 주목받고 있지만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관련 사업비는 한 푼도 담기지 않았다.

인천시는 무의도 국립 자연휴양림 조성을 위한 설계 비용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24일 밝혔다.

무의도에 자연휴양림을 조성하는 사업은 정부 내에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를 운영하는 산림청이 내년 기본·실시설계에 착수하려고 7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삭감했다. 기재부는 자연휴양림 운영에 적자가 쌓였다는 이유로 신규 조성에 부정적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이 소유하고 있는 중구 무의동 138만6000㎡는 지난 2003년 5월 국립 자연휴양림 지구로 지정됐다. 축구장 198개를 합친 넓이다. 산림청은 이 부지에 산림문화 휴양관, 숲속의 집, 수련장 등을 짓는 계획을 내놨으나 14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다.

예산 편성 단계에서 가로막히면서 무의도 자연휴양림은 '2022년 조성'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총 167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무의도 자연휴양림은 설계에만 1년이 걸리고, 공사하는 데 3년이 필요하다.

국립 자연휴양림은 전국 42곳에 이르지만 이용자가 많은 인천·서울 지역에는 한 군데도 조성되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무의도는 접근성이 좋고, 관광 수요가 많다는 이점이 있어도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만 된 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상반기에 무의도를 잇는 연도교가 개통된 뒤에도 자연휴양림은 수년간 방치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설계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