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포마을동수원LG빌리지2단지
수원시의 한 아파트가 하지도 않은 공사비를 지출하는 등 관리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입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입주민들은 '법적대응' '관리사무소 위탁업체 해지'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원시는 이 아파트 관리비 사용 전반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

24일 망포마을동수원LG빌리지2단지 입주민 등에 따르면 9개동 816세대의 이 아파트는 2014년12월 단지 내 4개 퍼컬러(일명 파고라) 개보수 공사를 했다.

아파트관리사무소 측은 공사비로 모두 1943만7000원을 지출했다.

공사비 항목에는 퍼컬러를 지탱하는 베이스판(26개·개당 4만8000원)과 기초콘크리트(26개·개당 7만5000원) 설치비용으로 323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공사비 지출항목과 달리 베이스판 공사는 아예 하지 않았고, 기초콘크리트 역시 2개만 돼 있는 것을 입주민들이 확인했다.

즉 입주민들은 두 항목 공사비 323만원 중 304만8000원이 과다 집행됐다는 문제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제기했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관리사무소측은 2015년 1월31일 '퍼컬러 개보수비용 인하분 대체'라는 명목으로 162만36000원을 아파트 관리비(장기수선충당금)에 환불해놓았다.

또 설 명절을 맞아 입주민에게 줄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대량 구입하면서도 일부 금액을 다시 관리비에 환불하기도 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2015년 2월17일 600원짜리 쓰레기종량제 봉투 1만6320매를 단지 내 마트에서 979만2000원에 사면서 세금계산서가 아닌 간이영수증으로 처리했다.

입주민들이 '할인'과 '간이영수증'을 문제 삼자 관리사무소측은 '쓰레기봉투 구입 할인' 명목으로 21만4795원을 관리비(잡수익)에 다시 돌려놓기도 했다.

이처럼 입주민들은 아파트관리비가 투명하지 않게 지출되고 있다면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2002년부터 전반에 걸쳐 감사를 해달라는 요청서를 지난 6월 수원시에 냈다. 감사결과는 10월쯤 나올 전망이다.

입주민들은 "관리비가 사용된 최근 1~2년만 들여다봤는데도 여러 의심이 드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원시의 감사 결과가 나오면 입주민들과의 협의 후 법적대응에도 나설 생각이다"며 "또 관리사무소 위탁 업체와의 재계약 해지 등 아파트 단지가 투명해질 수 있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아파트관리사무소 위탁 업체 관계자는 "공사비, 쓰레기종량제 봉투 비용 일부 반환한 것이 공사비를 부풀린 것인지, 관리사무소측의 단순 실수인지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이런 문제들에 대해 입주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직원을 교체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