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북성동 자유공원 입구로...나머지 두 곳은 철거방침 세워
인천시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지 표지석을 1개로 바로잡기로 했다. 실제 체결 장소가 아니라고 밝혀진 2곳의 표지석은 철거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다만 화도진 표지석을 남겨두려는 동구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걸림돌로 남아 있다.

인천시는 내년 본예산에 조미수호통상조약 표지석 설치비 1000만원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표지석은 지난 2013년 조약 체결 장소로 밝혀진 중구 북성동 3가 8-3에 세워진다. 자유공원 입구인 이곳에선 1882년 5월22일 조선이 서구와 최초로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됐다.

시는 역사적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중구 인천올림포스호텔과 동구 화도진공원에 있는 표지석을 치우려고 한다. 한때 조약 체결 장소로 알려졌던 2곳에는 지금도 표지석이 그대로 남아 있다. 동구는 해마다 화도진축제에서 조미수호통상조약 재현식까지 열고 있다.

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기존 표지석을 옮겨올지, 아예 철거하고 새로 설치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내년 예산이 확정되면 표지석을 자유공원 입구에 세워 체결지를 둘러싼 혼란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표지석이 자리했던 중구와 동구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구는 올림포스호텔 표지석을 없애기로 시와 합의했다.

반면 동구는 화도진 표지석을 없애는 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개월째 계속된 시와의 협의도 제자리걸음이다. 앞서 "실제 체결지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는 뜻을 밝혔던 동구 관계자는 이날도 "변동된 사항이 없다.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해 달라는 뜻을 동구에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