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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어폭력, 근본 대책 절실

2017년 09월 22일 00:05 금요일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 중 72% 이상이 언어폭력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여러 종류의 폭력행태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예상했던 집단따돌림이나 신체폭행도 그 다음 순이었다. 스토킹, 사이버괴롭힘, 금품갈취, 강제추행, 강제심부름도 등도 있다. 경기연구원이 20일 발표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경기도의 역할'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2013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기이한 현상은 전체 폭력 피해학생 중 상급생 수는 조금씩 줄어드는 데 반해 초등학생 피해는 크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예사롭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그만큼 어려서부터 직접적인 폭력이나 폭력적 환경에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굳이 통계가 아니더라도 실생활에서 조금만 주의 깊게 관찰하면 어린이들의 놀이가 얼마나 폭력적으로 변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어린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지나치게 거칠다. 욕은 다반사이고 욕보다 심한 언어폭력도 일상화되어 있다.

언어는 사용하는 사람의 인품을 그대로 드러내기 마련이고, 어려서 익힌 언어습관은 고치기 어렵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미래도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뜻한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연구원은 학교폭력 대책의 전문성을 보완하고, 제3의 기구를 만들어 가해자와 피해자의 재심을 일괄진행하자는 제안을 대책으로 제시한다. 지극히 기능적인 처방이 아닐 수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예방 대책이요, 근본적인 처방이다. 물론 교육과정 중 언어나 예절교육이 있을 테지만 교과교육에만 기대하기에도 부족할 만큼 절실해 보인다.

아이들이 거칠다는 건 그만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온갖 사교육에다 당연시되는 선행학습 등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박탈당한 지 오래다.
아이들의 노동을 금하는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은 이제 아이들의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정신은 아이들을 옥죄는 학습활동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마땅하다. 우선 유치원에서 교과학습을 금지하고 학교에서도 선행학습을 못하게 하는 선진국 사례를 전면적으로 시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교육이 아니라 휴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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