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현 남동구청장


지난 7월23일 오전 9시를 전후로 인천지역에 집중적인 폭우가 쏟아져 도로는 물론 많은 가옥과 상가가 침수돼 큰 피해가 발생했다. 1997년 7월, 2010년 9월에 이어 세 번째 반복되는 피해다. 남동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일 오전 8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1시간에 97㎜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침수지역은 2015년 인천시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에 의하면 5년∼20년(54∼74㎜/시간당) 빈도의 계획으로 하수관거가 설치된 곳이다.

침수당시의 시간당 97㎜의 폭우는 100년(101㎜) 빈도에 가까운 강우량으로 설치된 하수도로는 도저히 처리할 수 없었다. 또 주변보다 낮은 저지대로 높은 지역에서 일시에 유입되는 다량의 노면수가 침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남동구는 이번 폭우로 1517건의 크고 작은 피해를 접수했으며 주택 1030건, 상가 305건 등 1339건에 대해 보상을 했다. 아울러 피해를 입은 상습 침수지역인 구월동과 간석동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원인분석을 통해 종합적인 근본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사결과 구월동은 남구 주안·관교동 지역의 우수와 함께 승기천으로 유입돼 남동유수지를 거쳐 송도 북측바다로 흘러가고, 간석동 역시 인근 지역 우수와 함께 인천교의 갯골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는 곳으로 만약 만조시각과 겹쳤다면 피해가 훨씬 더 컸을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역은 대표적인 저지대로 현재 설치된 작은 하수도로는 집중호우 시 몰려드는 유량을 감당할 수 없음은 지난 3차례 사례에서 증명되었다.

이번 폭우로 반지하의 90대 노인 1명이 사망한 구월동 주택의 경우 주변 도로보다도 0.6m 정도 낮은 지역임에도 30m 인근의 펌프장 배수구역에서도 제외됐다. 특히 많은 유량이 넘치는 저지대임에도 일시적으로 담수할 수 있는 저류시설도 설치되지 않았다. 하류의 하수도가 상류보다 오히려 작게 설치된 경우도 있었다.

이제 또 다시 침수피해가 반복되어선 안된다. 시간당 100㎜이상이 쏟아지는 집중호우에 대한 근본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시간당 강우량과 강우빈도가 반영되지 못한 협소한 하수도를 즉시 교체하고, 노면수의 흐름을 차단·분산하며, 일시적으로 우수를 담수할 수 있는 지하 저류조와 별도의 압송 배수관로를 설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이유다.

아울러 이 기회에 남구와 남동구·남동공단, 연수구의 침수방지를 위해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남동 제1유수지에 대해서도 남동구에서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송도북측 수로를 이용한 대체유수지 조성(33만㎡)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남동구는 자체적으로 추진할 사항에 대해서는 내년 5월까지를 시한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해 완료토록 하고, 상습 침수피해 지역인 구월3동과 간석4동 2곳에는 우수 저류시설 설치를 포함한 대처계획을 시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협의를 해나갈 계획이다.

침수피해 대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하수도계획 변경은 예산과 행정절차를 이유로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행정에 대한 신뢰가 달린 문제임을 인천시는 중하게 인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