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

한 지인이 얼마 전 영화 '청년경찰'을 보고 다시는 대림 차이나타운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중국 본토의 중국음식을 맛볼 수 있고, 중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 가끔씩 찾던 곳이었다. 그랬던 그이기에 영화의 내용이 대림 차이나타운과 조선족에 편향된 내용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조선족 단체는 이 영화의 편향된 시각과 내용에 항의하여 상영금지 처분을 요구했다. 영화사는 조선족 단체의 항의를 수용하여 영화의 내용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막으로 넣기로 했지만 아직도 갈등은 진행중이다.

'조선족'은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인 한족(韓族)을 가리킨다. 중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말이다.


국내에서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말이지만 법무부의 출입국관리정책본부의 외국인통계에는 '한국계 중국인'(Korean Chinese)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중국의 공산화와 남북분단으로 인해 조선족의 한국 이주는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다가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소수의 인원이 친족 방문으로 한국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해서 1992년 8월 한-중수교 이후에는 많은 조선족이 한국을 찾는다.

1991년에 3개월 이상 장기체류하는 조선족 인구는 419명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2016년 12월에는 34만1863명으로 급증했다. 25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외국인 총인구 116만 명 가운데 조선족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할을 차지할 정도다.

조선족 인구의 지역별 분포는 서울이 전체의 37.1%, 경기도 42.2%, 인천 4.5%를 차지한다. 이들 수도권 인구가 전체의 84%에 이른다. 극단적인 수도권 집중현상을 보여준다. 대림차이나타운과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이 탄생한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참고로 인천의 조선족 인구는 1만5445명에 이른다. 신화교의 인구는 1만220명, 이전부터 거주해 온 구화교의 인구는 2609명이다.


조선족의 거주 자격별 분포는 2016년 12월 현재 방문취업이 전체의 66.7%로 압도적으로 높다. 이것은 2004년 재외동포법 개정의 영향이다.

조선족의 법적지위는 처음에 외국인의 대우를 받다가 2004년 재외동포법의 개정으로 외국적동포의 지위를 부여하였다.

이에 따라 2007년부터 외국적동포노동자와 방문취업제도의 자격으로 입국이 가능해져 조선족 인구는 급속히 늘어났다. 방문취업 다음으로 많은 것은 영주로서 전체의 22%에 달한다. 결혼이민은 5.1%이다.

국내 조선족 사회는 지난 25년 사이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이전의 노동자 중심에서 최근에는 젊은 고학력 세대가 한·중 간 경제교류 및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조선족 사회의 여러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사드문제로 인해 냉각된 한·중 관계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한국인뿐 아니라 조선족도 마찬가지다.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장은 "조선족 사회는 지난 25년간 큰 변화를 겪었지만, 조선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은 25년 전과 거의 비슷하다"며 사실에 근거하여 변화된 조선족 사회를 바라봐 주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