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발굴·관계조사서 비롯
'강당' 명칭 99년 보수가 계기
최근 '전사청' 언급문헌 발굴
제향시설 역사적 증명 주목
'강당' 명칭 99년 보수가 계기
최근 '전사청' 언급문헌 발굴
제향시설 역사적 증명 주목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연구진들은 최근 시설 명칭이 언급된 문헌을 찾아냈고, 정밀연구도 지속할 계획이여서 역사적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광주시에 따르면 백제의 시조·임금인 온조왕(溫祚王)을 기리기 위해 1603년 남한산성 내 건립된 숭렬전 제향시설은 본전과 부전, 협문, 외삼문 등을 포함하고 있다.
본전 정면으로 약 10m 떨어진 곳에는 중앙에 대청(大廳), 양측에 방을 각각 둔 하나의 시설이 있다. 시설 규모로만 비교하면 본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시설의 명칭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이 시설은 역사적 근거와 무관하게 최근까지 '강당'이란 명칭으로 소개돼왔다.
하지만 2009년 남한산성 관리권이 경기도로 넘어오면서 연구를 맞게 된 연구원들은 제사를 지내는 곳에 강당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분석하고 있다.
도 세계유산센터는 2011년부터 6년간 문헌고증을 통해 명칭을 찾는 조사에 나섰고, 앞으로도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문화재청도 숭렬전 시설에 대한 정확한 명칭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설이 강당으로 불리게 된 계기는 1999년 훼손된 시설이 재건립되면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에 앞서 1998년 4월 건국대학교 박물관은 숭렬전 일대에 대한 발굴 등 관계조사를 벌인 뒤 보고서를 작성, 문건 안에 '강당지'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당시 이 시설은 훼손(일제강점기 추정)돼 아예 없었고, 초석 등만 남아있었다.
이후 남한산성 전반적 시설의 관리주체였던 광주시는 건대 측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숭렬전 강당 복원공사'라는 용역을 발주, 복원 이후 이 시설은 자연스레 강당으로 칭해졌다.
그런데 최근 도 세계유산센터 연구진은 애초 강당이란 시설이 '전사청(典祀廳)'이라 불렸을 가능성이 있는 문헌을 발견했다. 1932년 일제강점기 때 경기도지사가 조선총독부 학무국장 앞으로 보낸 '숭렬전 수리내역 청구' 내용을 보면 전사청 명칭이 언급됐음이 확인된다.
전사청은 전사관(典祀官)이 제사를 준비하고 점검하는 건물로, 국내 '팔전(八殿)'인 숭덕전(신라·박혁거세왕), 숭선전(가락·수로왕), 숭의전(고려·태조왕) 등 사당에 하나씩 존재해있다.
하지만 연구진이 타 사당 사례조사를 한 결과, 전사청은 숭렬전의 미확인 시설처럼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본전 정면에 위치하지도 않았다.
결국 시설 명칭 찾기가 다시 오리무중에 빠지자 도 세계유산센터는 임시적으로 강당에서 '재실(齋室)'로 명명한 상태다. 재실은 제사를 지내기 위한 공간이라는 포괄적 의미를 갖고 있다.
도 세계유산센터 관계자는 "소중한 세계유산인 숭렬전 제향시설 보전의 측면에서 명칭을 정리하려 했지만, 관련 역사자료가 많이 발굴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며 "일단 강당이란 명칭에서 재실로 명명한 뒤 추가 문헌고증을 통해 실제명칭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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