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장애인미디어인권협회장, 무상수리 활동
"안 쓰는 컴퓨터 후원해주시면 꼭 필요한 곳 사용"
척추장애를 앓고 있는 이영선(61) 인천장애인미디어인권협회 회장은 올 4월부터 지역 장애인과 저소득층에게 컴퓨터를 무료로 수리해주고 있다.

컴퓨터 보급은 확대됐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수리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협회장은 고장 난 컴퓨터를 교체해주기도 한다. 수리비와 보급비는 단체, 기업체, 관공서 등의 기부금과 후원으로 마련하고 있다.

무료 수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일 평균 2건씩 꾸준히 수리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남구 내 21개동 동사무소를 돌며 컴퓨터 무료 수리 전단지를 부착하며 홍보를 실시했다.

그 덕분에 주안3동에 사는 저소득층 가정의 컴퓨터를 수리해 줄 수 있었다. 이 가정의 초등학생 자녀는 컴퓨터가 고장나 학교 숙제를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회장은 부품을 손본 뒤 해당 가정에 방문해 컴퓨터를 다시 설치해줬다.

"컴퓨터가 꼭 필요한 가정에 수리를 해주게 돼 기뻤죠. 지역 내 컴퓨터 수리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최근 수리 요청이 들어온 컴퓨터는 겉보기에도 10년이 훨씬 넘은 제품이었다. 수리를 요청한 주민은 새제품을 구입할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만만치 않은 부품값에도 이 협회장은 흔쾌히 컴퓨터 수리를 마무리했다.

결핵으로 장애를 갖게 된 이 회장은 본인보다 더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데다가 장애까지 있어서 힘든 삶을 살아왔어요. 사회 진출도 쉽지 않았고요. 저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봉사를 시작했죠."

10년 전 신기시장에서 뻥튀기 가게를 운영했을 때도 이 회장은 6년 동안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뻥튀기를 무료로 지원했다.

"협회에는 부품을 활용할 수 있는 폐컴퓨터가 필요해요. 안쓰는 컴퓨터를 후원해주시면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