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가 방송국의 인천 이전을 놓고 갈팡질팡한다. 지난 2007년 4월5일 부천에서 개국할 당시 3년 이내에 인천으로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사실상 이전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천시가 얼마 전 계산지구에 방송통신시설을 제공하고 60억원의 추가 시비까지 지원하겠다고 했는데도 OBS는 인천 이전에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는다.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인천시와는 달리 아주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전을 차일피일 미룬다. OBS측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하고 2020년 초고화질(UHD) 시스템으로 전환할 때 그에 맞춰 본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다. 하지만 계획으로 그칠 뿐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인천으로 옮기는 데 들어가는 비용 150억~200억원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OBS는 지금 위기다. 1440억원의 자본금 중 지난해 기준으로 52억원만 남았고, 시청률은 1%도 채 안된다. 자본금은 거의 다 까먹고, 경인지역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평균 시청률은 0.34%에 불과하다. 재정 상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OBS를 보는 지역 시청자가 별로 없다는 얘기다. 개국 당시 340여명에 달하던 전체 인원은 현재 190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개국 이후 사장만 11번 바뀌었을 만큼 OBS의 난맥상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러니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그 내용도 부실하다. 시청자와의 소통이 우선인 프로그램이 시원치 않으니 OBS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방송국 본사의 인천 이전은 고사하고 존폐의 기로에 서 있지 않나 여겨진다.

OBS가 이렇게 된 데에는 무슨 연유가 있을까? 먼저 '또 하나'의 지상파 방송을 겨냥하지 않았나 하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수익 창출에만 매달려 방송 본연의 기능인 공익성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듣는 것이다. 민영방송도 사기업인지라 수익을 내야 함은 물론이지만 공익을 실현해야 하는 기구라는 것도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한다면 OBS처럼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된다. 각설하고 OBS가 빨리 정상화를 이루고 인천 이전도 매듭을 짓는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