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시민단체 "의료영리화 시도 반대" … 롯데측 "사회공헌 측면"
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전이 법원의 판단만 남겨 두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바스병원 인수전은 그동안 의료영리화 여부를 놓고 논란을 불러 일으켰는가하면 치열한 법리공방을 전개해 왔기 때문이다.

18일 성남시와 호텔롯데 등에 따르면 보바스병원은 의료법인 '늘푸른의료재단'이 2004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 문을 연뒤 2013년 이후 해마다 40억원의 의료수익을 내왔다.

그러나 무리한 확장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다 2015년 9월 수원지법에 법정관리(회생절차개시인가)를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단은 지난해 6월 '(회생절차)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조건으로 서울중앙지법에 다시 요청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10월 '사회공헌'을 명분으로 600억원을 늘푸른의료재단에 무상출연하고, 2300억원을 법인에 빌려주는 조건으로 '이사회 추천권'을 얻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의료법인 허가와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성남시는 올해 3월 "의료법인에 대한 합병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합병이 불가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냈다.

법원은 이후 회생절차개시를 위한 심리를 이어갔고, 서울회생법원은 19일 특별조사기일을 잡아 회생 계획안 심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 관계자는 "롯데가 참여한 회생 계획안이 인가될 경우 외국인투자기업이 돈으로 국내 비영리법인을 지배하는 기형적 병원이 탄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도 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는 의료영리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의 병원 진출 자체가 '영리병원' 허용과 유사한 의료 민영화 사안이다"며 "복지부와 성남시는 의료공공성 강화와 시민 건강권을 위해 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를 저지하는데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의료영리화와는 별개로 사회 공헌 측면에서 병원을 인수하려는 것"이라며 "어린이병원, 노인요양병원 등 공공의료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늘푸른재단 관계자는 "보바스병원은 호텔롯데가 인수하는 게 아니라 출연이라고 보는 게 맞다"며 "대여금이 많다고는 하지만 추가 지출 계획이 없기 때문에 해당 금액은 조기상환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보바스병원은 늘푸른의료재단이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빈터 2만4300㎡에 연면적 3만4000㎡, 550 병상 규모로 지어 2004년 문을 연 국내 최고 수준의 재활요양병원이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