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타당성 용역 계획 … 시 "인천 관광산업 악영향 우려" IPA "낭비요인 될 수도"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IPA), 인천국제공항이 크루즈터미널 건설로 갈등을 빚고 있다. 내년 말 크루즈터미널 개장을 앞둔 IPA에 반해 인천공항이 용유지역에 크루즈터미널 건설을 내놨다.

13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공항에서 5㎞ 떨어진 용유지역에 크루즈터미널을 건설한다.

공항공사는 이달 중 크루즈터미널 건설 사업 사전 타당성 용역을 발주할 계획으로, 건설 비용은 2000억~5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공항 측은 "요즘 크루즈 관광 추세인 항공과 해운이 결합된 관광이 대세인 만큼 공항 인근에 크루즈터미널 건설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하지만 시와 IPA 입장은 공항 측과 정반대다.

2018년 말 연수구 송도동 9공구에 세계 규모의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이 건설되는 만큼 자칫 지역 내 크루즈터미널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천공항 주변에 크루즈터미널이 건설될 경우 인천으로 흡수될 크루즈 관광객마저 뺏길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은 2018년 10월 준공 목표로 건설이 한창이다. 총 연면적 7364㎡, 지상 2층 규모로 최대 22만5000t급 크루즈 선박이 입항할 수 있다.

최근 인천을 기항으로 한 크루즈 관광은 침체기다. 한·중 관계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갈등을 빚으며 중국 크루즈 관광객 발길이 끊겨 계획된 크루즈 인천 입항도 대부분 무산됐다.

이런 상황에 지역 내 기관간 크루즈 갈등이 터진 셈이다.

시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크루즈터미널을 건설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로인해 인천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고 말했고, IPA 역시 "크루즈터미널이 곧 개장되는 만큼 자칫 지역내 낭비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공항 측의 사전 타당성 용역 후에도 크루즈터미널 건설을 위해서는 항만기본계획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에 공항 관계자는 "예전 공항기본계획에 따른 사전 타당성 검토를 통해 사업 유무를 살피는 것이지 추진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